경기 안성 회암낚시터

대물터로 명성 자자

자연산 4짜 붕어 방류하는 곳

김병조 천류 민물스탭, 유료터닷컴 고문

전국이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경기도 포천의 낚시터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3월 15일까지 휴장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런 시기에 출조를 한다는 게 조금은 무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공기 좋은 자연에서 지내는 것이 더욱 안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출조를 강행하기로 했다.

연중 마르지 않는 청정 저수지
이번 낚시여행지는 4짜 대물터로 잘 알려진 경기도 안성의 회암낚시터다. 대전을 출발해 한 시간 남짓 달려 회암낚시터에 도착했다. 회암낚시터는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과 수도권 어디서나 한 시간이면 닿을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경기도 안성시 삼죽면 00리에 있으며 준계곡형 저수지로 만수면적은 2천5백평이다. 오염원이 없고 깨끗한 계곡수가 항상 유입돼 수질은 깨끗하기만 하다. 연중 물이 마를 날이 없어 배수기에도 평소처럼 낚시할 수 있다.
회암낚시터의 매력은 초보 낚시인에서 대물낚시인까지 누구나 대물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본격 시즌에는 자리 잡기도 쉽지 않다. 회암낚시터 여상엽 사장은 “대물터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직접 상주까지 내려가서 준척급 이상의 붕어를 구해온다. 4짜 붕어도 많이 방류하며 5짜도 네 마리나 들어있다”고 말했다.
회암낚시터는 2년 전 준설공사를 해 전 구간의 수심이 3m권으로 고른 편이다. 자생 새우가 채집되며 옥수수, 생미끼, 떡밥 등 다양한 미끼가 모두 잘 듣는다. 따라서 낚시 스타일에 상관없이 대물을 노려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좌대는 연안에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방갈로 좌대가 두 동 있다. 한 동에 방이 두 개이며 좌대 중앙에 칸막이처럼 슬라이딩 벽이 설치돼 있다. 네 명이 일행이라면 슬라이딩 벽을 열고서 함께 대화를 나누며 낚시할 수도 있다.
좌대 사용료는 입어료 포함 2명이 비시즌에는 8만원, 본격 시즌에는 10만원을 받는다. 노지 입어료는 3만원이다. 노지의 연안 좌대는 크기가 상당해 낚시텐트를 설치하기에 여유롭다. 주차하고 낚시할 수 있다는 점도 매우 편리하다.

회암낚시터에서 9치급 토종붕어로 손맛을 본 필자.

드론으로 촬영한 회암낚시터. 아담하지만 물이 맑고 대물이 많은 곳으로 정평이 난 곳이다.

상류에서 붕어를 노리는 낚시인들.

주차 후 차량 앞에서 바로 낚시할 수 있어 편리하다.

관리소 맞은편은 발판이 편한 데크가 깔려 있다.

회암낚시터에서 올라온 토종붕어들.

회암낚시터의 명당으로 꼽히는 관리소 맞은편 끝자리. 낚시인들의 경쟁이 심하다.

회암낚시터 단골 낚시인인 정종화 씨는 관리실 맞은편에서 9치급 붕어로 손맛을 봤다.

낚시비타민 촬영팀인 박찬일 씨가 상류 접지좌대에서 올린 조과.

7치급도 월척만큼 힘이 장사
동행출조한 장찌사이공 이연철 씨와 함께 새로 지은 방갈로 좌대에 올랐다. 좌대 방안에 들어서니 편백나무 향이 향기롭다. 좌대를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는데 다른 낚시터와 달리 좌대 안에 TV나 냉장고 같은 편의시설 없이 방만 덩그러니 있는 게 의아스러웠다.
알고 보니 좌대 공사 중 여상엽 사장이 다리를 다치며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했던 터라 아직 편의시설을 갖추지 못했다고 한다. 며칠 전에야 퇴원했는데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바로 준비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마치 새로 지은 아파트에 입주하는 느낌이 들었다.
회암낚시터는 수면적이 그다지 넓지 않아 낚싯대 편성을 4대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평일에 출조객이 많지 않을 때는 다대편성을 해도 무방하다. 나와 이연철 씨는 3.2칸 두 대를 편성하고 떡밥으로 집어제와 글루텐, 생미끼로 지렁이를 준비해 짝밥낚시를 했다.
맞은편 연안 잔교에는 낚시 텐트 안에서 낚시의자가 아닌 바닥에 앉아 낚시하는 조사의 모습이 무척 한가롭게 느껴졌다. 나는 텐트 앞문을 반쯤 열어 놓고 낚시했는데 텐트 안에 석유난로가 있고, 그 위에 양은 주전자가 올라간 모습이 마치 따스한 안방에서 낚시하는 것처럼 편안하고 여유로워 보였다.
집어 한 시간 만에 첫 입질이 왔다. 깜박거리는 예신 후 찌가 하늘을 향해 솟구친다. 챔질해 올려보니 7치급 붕어였다. 사짜 대물터에서 7치급 붕어라니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물 밖으로 얼굴을 내민 붕어도 수줍은 듯 손바닥 위에서 얌전하게 가만히 있다. 아마도 이곳에서 나고 자란 붕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7치이지만 당길 힘은 월척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당찼다. 옆에서 낚시하던 이연철 씨에게도 7치 급 붕어가 찾아와 주었는데 역시 손맛은 대단하다고 말했다. 연안에서 낚시하는 안산 낚시인 이길원 씨도 자연 속에서 하루 휴식하기에는 회암낚시터가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한 마리를 낚더라도 대물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이곳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산란 찬스 맞으면 4짜 붕어 움직일 듯
다시 좌대로 돌아오니 이연철 씨가 입질이 뜸해졌다고 말했다. 입질이 없을 때 일찍 저녁 식사를 하기로 하고 차로 5분 거리의 인근 식당으로 향했다. 회암낚시터는 자체적으로 식당을 운영하지 않는다. 하지만 차로 10분 이내 거리에 몇 군데의 식당들이 있기에 큰 불편함이 없었다.
낚시비타민 촬영팀이 추천한 개나리 알탕이라는 식당에서 제육볶음으로 저녁 식사를 했다. 반찬이 정갈하면서 제육볶음 양념 맛도 특별했다. 보통의 고추장 양념 맛보다는 간장의 양념이 더해진 것 같으면서 불맛도 느껴졌다. 아침 식사도 가능하므로 회암낚시터로 출조한다면 꼭 들러보기를 추천하는 식당이다.
저녁 식사를 하고 낚시터에 도착하니 물가에 어둠이 내려앉고 있다. 서둘러 찌불을 밝히고 밤낚시에 돌입했다. 낚시터 주변에 불빛이라고는 낚시인들이 물가에 밝혀 놓은 찌불뿐 적막강산이 따로 없다.
자정으로 향하는 시간. 이번에는 부드럽고 시원한 찌 올림에 8치 붕어가 나와 주었다. 회암낚시터 붕어는 찌올림이 환상적이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 사이즈는 월척에 못 미치지만 찌 올림만큼은 숨이 멈추는 것 같았다. 바로 옆에서 낚시하는 이연철 씨에게도 간간이 입질이 오는데 낚이는 붕어는 6~8치가 대부분이다.
잠시 눈을 붙이고 나오니 동이 터오고 있다. 일교차가 심했던 것인지 물안개가 자욱하게 피었다. 그 속에서 보일 듯 말 듯 미동도 하지 않는 찌만이 오롯이 서 있다. 다른 조사의 조과가 궁금하여 저수지를 돌아보니 월척을 낚은 조사는 전혀 없고 9치 붕어가 가장 큰 붕어였다. 대물의 꿈을 간직하고 출조한 낚시인의 표정에서 진한 아쉬움이 느껴졌다.
곧 산란 찬스에 접어들고 꽃이 피는 시기가 되면 회암낚시터 4짜 붕어들의 회유가 시작될 것이다. 그때 다시 한 번 도전해보기로 하고 이번 낚시여행을 끝냈다. 
문의 010-3852-4499
내비 주소 삼죽면 내강리 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