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원동력

이영규 기자

5년여 전 부산에서 시작한 남해 타이라바는 이후

통영, 거제, 완도, 여수 지역으로 확산하더니

최근 2년 새 놀라운 속도로 성장했다.

특히 경남 지역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워터맨 필드스탭 손성호 씨가 타이라바로 올린 대물 광어를 보여주고 있다.

참돔 외에 다양한 어종이 낚인다는 점도 크게 어필하고 있다.

분명 3년 전까지만 해도 남해 타이라바 열풍은 이렇게 뜨겁지 않았다. 이미 타이라바가 확고하게 자리 잡은 서해와 제주와 달리 남해 타이라바는 기복 심한 조과, 씨알의 아쉬움 등에 발목을 잡혔다. 그러던 것이 2018~2019 겨울 시즌부터 통영, 거제, 진해를 출조권으로 둔 경남 지역에서 불같이 확산되더니 이번 겨울에는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진해 파워피싱의 낚싯배를 타고 홍도 해상에서 참돔을 노리는 낚시인들.

젊은 루어낚시 인구 대거 타이라바로 유입
현재 ‘경남권’에서 타이라바 출조가 활발한 출항지는 크게 네 권역이다. 진해, 통영, 거제, 부산으로 평일에 40~50척, 주말에는 70~80척에 가까운 낚싯배가 출조에 나서고 있다. 낚시터는 크게 안경섬, 매물도, 구을비도, 홍도권으로 나뉘는데 출항지는 다르지만 포인트는  공유하는 상황이다.  
경남에서 가장 먼저 타이라바가 시작된 부산 지역은 형제섬과 외섬 등지로 출조한다. 조황은 다른 지역과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영업 구역이 부산 앞바다로 한정돼 포인트가 적다는 것이 흠이다.  
아울러 경남이 여수나 완도 등지보다 강세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타 지역보다 많은 낚시인구를 꼽을 수 있다. 정확한 통계가 잡힌 것은 아니지만 부산, 창원, 진해, 대구 등지의 수많은 바다낚시 인구가 타이라바로 유입된 것이 활성화의 기폭제가 됐다.
중부권 낚시인들의 발길도 잦아지고 있다. 삼삼오오 팀을 꾸려 차 한 대로 내려가면 경비가 절약되고 많은 짐을 싣고 갈 수 있다는 점이 어필하고 있다. 여기에 대물 확률은 제주도가 높지만 손맛 확률에서 마릿수 조과가 뛰어난 경남이 제주도를 앞서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부산에서 워터맨 필드스탭으로 활동 중인 손성호 씨는 “루어낚시에 관심이 많은 젊은 낚시인들이 부담 없이 입문할 수 있는 장르가 타이라바다. 기존의 바다낚시인 외에도 타이라바로 바다낚시에 입문하는 인구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도에서 올라온 참돔들.

출항지 달라도 낚시터는 공유 중  
뭐니뭐니해도 경남권 타이라바의 인기가 치솟는 이유로 마릿수 조과를 빼놓을 수 없다. 기복이 심한 날도 있지만 보통은 ‘1인당 10마리는 낚아야 평균작’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러다보니 낚싯배 한 척당 100~150마리의 조과를 거두는 경우가 빈번하다.
다만 씨알이 잔 게 흠이다. 평균 씨알을 30~50cm로 보면 되는데 경남에서는 60cm만 넘어도 굵은 편에 속한다. 80cm가 넘는 일명 ‘빠가급’도 올라오지만 마릿수는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경남에 풍족한 낚싯배 인프라도 활성화에 한 몫하고 있다. 진해 수도항에서 출항하는 파워피싱 대표 최건영 선장의 말이다.
“하절기에 갈치낚시와 한치낚시를 출조하던 많은 낚싯배들이 동절기가 되면 타이라바로 돌아서고 있다. 배를 놀리면 뭐할 것인가, 타이라바 출조는 마땅한 겨울 출조 상품을 찾지 못하던 낚싯배들에게 고마운 출조 상품이 되고 있다.”
경남권에서는 보통 매년 11월 중순경부터 가까운 안경섬과 매물도권부터 탐사낚시를 시작해 입질이 없으면 좀 더 먼 구을비도나 홍도까지 나가게 된다. 이들 섬들은 육지에서의 거리만 차이 날 뿐 실제로 포인트 수심과 물 속 여건 또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참돔이 주로 낚이는 곳의 수심 역시 50~90m로 모두 비슷하며 간혹 30~40m의 얕은 여밭에서 의외의 마릿수 조과를 거두기도 한다.
따라서 전날 가까운 매물도와 안경섬에서 참돔이 터졌다면 거의 모든 낚싯배들이 매물도와 안경섬으로, 몰황을 겪었다면 좀 더 먼 구을비도나 홍도권까지 출조지를 옮기는 식이다.
갯바위 돔낚시처럼 ‘초반에는 내만, 후반에는 원도’ 같은 공식보다는 낚시 당일의 조황이 이튿날 출조지를 크게 좌우하는 셈이다(단 사리물때나 주의보 같은 영향으로 근해권 물색이 탁해지면 상대적으로 물색이 맑은 먼 바다로 출조한다).
도움말 및 현지 문의 진해 파워피싱 최건영 선장 010-9582-9879

안경섬 일대에서 타이라바를 노리는 낚싯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