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 사량도
2020 시즌 볼락 호황 예감
네가 있어 겨울이 즐겁구나
김남곤 쯔리켄, 물반고기반, BS컴퍼니, 브이쿨 필드스탭
필자와 함께 사량도 볼락 선상낚시에 동행한 이동주 씨가 큰 씨알의 볼락을 낚아 보여주고 있다.
뉴그린호가 사량도 갯바위로 접근하고 있다. 볼락 선상낚시는 갯바위 근처에 닻을 내리고 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성군 삼삼면 병산리에 있는 작은 포구. 여기에서 뉴그린호가 사량도로 출항한다.
해질녘에 출항을 준비하고 있는 뉴그린호.
2020년 새해가 밝았다. 첫 낚시로 선택한 대상어는 겨울이면 탈탈거리는 손맛이 일품인 볼락으로 정했다. 높은 수온으로 인해 해초가 많이 자라지 않았지만 그 사이에서 볼락의 손맛을 즐기는 도보낚시인들의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볼락으로 유명한 방파제 인근에서 잡히는 볼락은 체장 미달로 모두 방생 씨알뿐. 조건이 맞아 집어등에 반응하여 볼락이 피어오르기는 하지만 15cm 이하의 방생 씨알만 잡힌다.
그렇다면 결론은 손이 안탄 갯바위 쪽으로 나가야 했기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볼락 선상낚시 출조를 계획했다. 선상낚시의 장점은 포인트 이동에 있다. 갯바위도 좋지만 가끔 볼락이 낚이지 않는 곳이 있기 때문에 처음엔 선상낚시를 가는 것이 좋다.
사량도 화도에서 올해 첫 볼락을
1월 1일 오후 4시, 경남 고성군 삼산면 병산리의 작은 포구에서 출항하는 고성 가자낚시의 뉴그린호를 타고 출조에 나섰다. 일찍 모였다고 생각했지만 오후 5시가 되자 해가 어둑해졌고 출발을 서둘러야 했다. 볼락은 밤낚시가 목적이기 때문에 일찍 나가봐야 낱마리만 잡히기 힌다. 낮에는 나가지 않는다.
뉴그린호의 목적지는 통영 사량도 연안. 사량도는 행정구역이 통영이지만 고성에서도 가깝기 때문에 고성의 많은 낚싯배들이 사량도로 출조하고 있다.
첫 포인트는 사량도의 부속섬인 화도. 시즌 초반에 볼락이 잘 낚이는 곳이다. 노련한 선장의 지휘 아래 낚시인들이 채비를 던져 본다. 사용한 장비와 채비는 볼락루어대에 3g 지그헤드와 1.6인치 클리어 레드웜. 깊은 곳을 노리기 좋게 무거운 지그헤드를 사용했다.
볼락 선상낚시는 닻을 놓고 볼락을 모아서 잡는다. 원하는 지점에 배를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 닻을 내렸을 때는 바닥에 걸리지 않아 다시 한 번 시도해서 원하는 지점에 정박을 시켰고 집어등을 밝혔다. 낚싯배에 달린 녹색의 은은한 집어등 불빛 아래로 금방 베이트피시가 몰려들었다.
낚시를 시작하니 바람이 죽는다는 기상청의 예보와는 달리 섬을 돌아 부는 바람으로 인해 조류는 배 아래로 흘렀고 바람은 왼쪽으로 몰아쳐서 낚시를 하기가 힘들었다. 멀리 캐스팅해서 바닥을 찍어야 하기에 채비를 원하는 지점으로 보내려면 배가 흐르는 방향과 반대로 더 멀리 던져야 했다. 운이 좋았는지 볼락은 채비를 던지자마자 낚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씨알이 컸다. 선상낚시를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씨알은 커져 낚이는 볼락마다 20cm가 넘었다.
웜이 바닥에 닿기도 전에 히트
낚시를 하다보면 볼락은 무리를 지어 자기 자리에만 있는 고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번 입질을 한 곳에는 다른 볼락들이 있기에 그곳을 노리면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장소에 채비를 계속 넣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그 이유는 강한 바람 때문이다. 볼락을 몇 마리 낚고 나니 바람이 점점 강하게 불었고 하는 수 없이 포인트를 옮겼다.
두 번째 포인트는 상사량도의 잠수함 포인트. 이곳은 작은 등대가 있는 섬으로 얼핏 보면 마치 잠수함처럼 생겨서 잠수함 포인트라고 부른다.
배가 자리를 잡은 후 채비를 던지니 뒤이어 바로 “히트!”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이곳은 수심이 13m로 채비가 아직 바닥에도 닿지 않았지만 볼락이 입질했다는 것은 볼락의 활성도가 좋다는 것이다.
배 전체에 피딩 타임이 걸렸다. 입질을 느낌과 동시에 로드를 끌고 가는 시원한 입질! 소형 쿨러는 금세 절반 이상이 차버린다. 멀리 던지지 않고 바로 내려도 폴링에 입질이 오고 바로 볼락들이 물고 늘어진다. 선상낚시를 나가보면 생미끼로 청갯지렁이를 많이 사용하는데 루어만으로도 충분히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적당한 액션을 섞어준다면 오히려 생미끼보다 반응도 빠르고 조과도 나을 수 있다. 이날 낚시는 루어의 승리. 생미끼에는 오히려 반응이 없었다. 특히 클리어 스트레이트나 피시 타입에 반응이 좋았다.
큰 볼락을 낚은 김지은 씨.
이동주 씨가 큰 쏨뱅이도 낚았다.
“이런 씨알이 팍팍 물어줍니다.” 큰 볼락을 낚은 왕상렬(좌) 씨와 이동주 씨.
필자도 볼락으로 손맛을 보았다.
지그헤드에 웜을 꽂은 후 활새우도 꽂아서 사용했다.
볼락의 씨알이 커서 소형 쿨러가 넘쳤다.
갯바위에서도 마릿수 조과 확인
마지막으로 사량도 바로 옆에 있는 잠도로 향했다. 바다는 언제나 그렇듯 하루하루 물때나 상황에 따라 다르다. 전날 씨알급 볼락이 잡혔다는 포인트인데 도착해서 채비를 내리니 막 태어난 듯한 손가락 세 마디 쿠기의 볼락만 입질을 했다. 그것도 웜이 길어서 꼬리만 물고 늘어지는 숏바이트만 이어졌다.
작은 볼락 속에서 큰 볼락을 노려보지만 그게 쉽지 않다. 바닥으로 빨리 내리기 위해 무거운 지그헤드를 내리거나 메탈지그를 내렸지만 입질이 끊어지거나 바닥 걸림으로 인해 채비만 날릴 뿐이었다. 그래서 집어등의 불을 조금 줄여보았다. 집어등이 너무 밝아서 피어오른 잔챙이 볼락을 조금 가라앉힐 필요를 느꼈다. 하지만 다방면으로 방법을 궁리했지만 끝내 이곳에서는 손맛을 못 보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당찬 손맛을 안겨줄 포인트로 남겨두기로 하고 낚시를 마무리했다.
기다리던 볼락 시즌이 시작되었다. 작은 크기의 볼락이 무리지어 있는 포인트 몇 곳을 지나다 보니 갯바위에 내린 낚시인들도 많은 양의 볼락을 낚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마도 곧 갯바위 낚시터에서도 쿨러 조황 소식이 들릴 것이다.
출조문의 고성가자낚시뉴그린호 010-9527-7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