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철원 대마리둠벙

얼음 붕어

만나러 가는 길

박일 객원기자

올 겨울 첫 얼음낚시를 하러 강원도 철원을 찾은 지난 12월 7일 새벽. 흰 눈이 우리를 먼저 반겼다. 올 겨울 첫눈이 쌓인 빙판의 눈을 치우며 역시 첫 얼음붕어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신나는 얼음낚시 축제가 막이 올랐다.

대마리둠벙에서 눈을 치우며 얼음낚시 준비를 하는 박동일 씨.

눈 덮인 소류지나 수로 아니면 저수지에서 몇 몇 조우와 함께 호젓하게 붕어를 낚으며 보내는 얼음낚시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인지 넓은 저수지보다는 자그마한 수로나 소류지, 둠벙을 찾는 편이다. 해마다 첫 얼음이 얼기 시작할 때쯤이면 가장 단단하게 결빙이 되는 강원도 철원이나 춘천 지역을 찾는다. 12월 중순이 가까워 오면서 한파가 찾아왔고 강원도 철원 부근에 얼음이 제법 단단하게 잡혔다는 소식을 현지 지인에게 들었다.
지난 12월 7일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대마리에 있는 대마리둠벙을 찾았다. 그곳은 철원군 동송읍은 민통선 인근에 있어 위성지도엔 검색이 안 되는 곳이다. 둠벙 주변에 4천평 크기의 소류지가 있다. 이 소류지를 중심으로 500m 반경 내에 4개의 둠벙이 있다. 4개의 둠벙을 묶어 대마리둠벙이라고 부른다. 나는 이 둠벙을 물낚시 시즌에 찾았다가 월척급의 씨알 좋은 붕어를 낚았다. 나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얼음낚시 출조를 할 때 나만의 낚시 패턴이 있다. 새벽 먼동이 트기 전에 낚시터에 도착한 후 얼음 구멍을 여러 개 뚫어 놓은 뒤 날이 밝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낚시하기 시작해서 오전 10시 전후에 철수하는 것이다. 낚시 장비는 몇 대의 낚싯대와 얼음용 끌, 얼음뜰채 그리고 지렁이 몇 통이면 끝난다.
대마리둠벙은 1.5m 내외의 깊지 않은 수심을 보이며 언제 찾아도 꽝이 없는 곳이다, 4~7치 작은 씨알부터 월척이 넘는 녀석도 낚인다. 현지에 거주하는 조우의 도움을 받아 새벽 6시경 낚시터에 도착해 얼음구멍을 뚫고 2.4~2.7칸의 비교적 짧은 대를 4~5대 편 뒤 외바늘 채비에 지렁이 미끼를 꿰어 낚시를 시작했다. 올해 들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얼음낚시를 한 사람들이 우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낚시터는 조용하고 찾아오는 낚시인도 없었다.
얼음 두께는 8cm 정도지만 이제 막 잡힌 얼음이어서 단단했다. 1시간 남짓 지나서 첫 입질을 받았다, 일행 중 박동일 씨가 6치 토종 붕어를 낚아내는 것을 시작으로 간간이 입질이 이어졌다. 일행 4명이 4~9치 정도 되는 붕어를 30수 정도 낚았다.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낚시한 조과다.
첫 얼음이라 조심스러워서 수심이 좀 깊은 곳에는 들어가지 않았는데 연안 근처에서 한 첫 얼음낚시 치고는 괜찮은 조과였다. 12월 말에는 얼음도 더 두껍게 얼고 안전하기 때문에 더 좋은 포인트에 접근할 수 있어 조황도 나을 것이다.

눈 덮인 소류지. 철원 백마고지역 뒤에 있다.

대마리둠벙에서 눈을 치우고 포인트를 찾고 있는 일행.

대마리둠벙 얼음낚시.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가는길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철원군 동송읍에서 대마리 방향으로 1km 가다가 철원 학저수지 전차 방호벽을 지나자마자 만나는 갈래길에서 좌회전한다. 연천 가는 길로 3km 직진 후 만나는 갈래길에서 백마고지역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1km 정도 가면 경원선 백마고지역(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37-1) 200m 못 미쳐 마을로 들어가는 작은 터널과 진입로가 좌측에 보이며 방좌회전한다. 작은 터널을 지나면 만나는 대원농장 이정표를 보고 600m 더 가면 도로 우측에 소류지와 둠벙이 보인다. 대원농장 바로 아래에 소류지와 둠벙이 있다. 
현지문의 동송레저(동송읍 이평리 705-5) 033-455-9114

입질을 기다리고 있는 박동일 씨.

일행이 대마리둠벙에서 낚은 얼음붕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