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무빙루어의 황금시즌

‘멀던슬감’의 계절이 왔다

박기현 KSA 프로, 제이에스컴퍼니, 로렌스, G7 프로스탭

11월은 배스가 대부분의 루어에 반응을 보이는 시기다. 무빙루어, 던지고 감는 루어가 잘 먹힌다. ‘멀던슬감’이란 말이 있다. ‘멀리 던지고 슬슬 감아라’의 줄임말로서 이 시기에 가장 강력한 운용법이다

패딩을 슬슬 꺼내야 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강원 산간지역에는 첫눈 소식도 들린다. 겨울인가? 날씨는 차가워졌지만 아직 물속은 미지근하다. 물속 배스들 역시 이제야 좀 시원하다며 활개를 치고 다닌다. 불어오는 찬바람과 줄어드는 일조량으로 인해 물이 식으면서 반대로 배스의 활성도가 높아지는 계절이 11월이다.

배스는 생각보다 저수온에 강하다

배스는 통상 20~25도 사이의 수온에서 가장 컨디션과 활성도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여름엔 이 수온대를 넘어가 버리고 배스는 저활성도를 보인다. 여기서 알아야 하는 중요한 키포인트는 수온 변화에 따른 배스 활성도이다. 수온이 25도를 넘어가버리면 배스는 제한적으로 움직이는 정도가 되지만 15도로 내려가 버리면 활성도가 오르지는 않아도 25도를 넘어간 상태처럼 컨디션이 급격히 나빠지지 않는다.
가령 10도씩 큰 폭으로 수온의 변화가 생겼다고 가정해보자. 10도가 오른 30도의 배스는 반 가사 상태에 빠질 정도이지만 10도 아래로 내려가 10도를 이루는 수온에서는 가사 상태보다 훨씬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배스가 활성도가 정점을 찍는 수온에서 고수온으로 갈수록 컨디션에 치명타를 입는다는 이야기이고 고수온에는 매우 약하다는 뜻이다. 반대로 저수온에서는 꽤 잘 견딘다는 말과 같다. 이 개념을 가을에 도입하면 왜 가을이 황금기임을 알 수가 있다. 뜨거웠던 수온이 식어 20도 내외가 되기 때문이다. 가을의 수온 변화는 급격한 편이다. 한편으론 그래서 가을 배스낚시는 까탈하고 어렵다고 느껴지지만 배스의 활성도는 여전히 높기 때문에 무빙루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1 루어를 힘차게 캐스팅하고 있는 필자.>

경계심을 줄이고 루어를 공격하게 만드는 방법

멀던슬감’이라는 말이 있다. ‘멀리 던지고 슬슬 감아라’의 줄임말로서 대부분의 루어낚시에 통용되는 낚시 방법이다.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강력한 운용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멀리 던진다는 것은 루어낚시의 기본이다. 물의 탁도와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긴 하지만 배스는 사람의 존재를 빨리 알아차리고 경계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발 앞에 보이는
배스는 낚기가 힘든 것이다.
하지만 배스가 사람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에서 자신의 루어가 지나간다면? 또는 물이 워낙 탁해 발 앞의 배스가 보이지도 않는 상황에서 내 루어가 있다면? 즉, 배스가 나의 상황을 알 수 없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멀리 던지는 것이다. 30~40m 거리에서는 배스가 나를 알아차리기 힘들기 때문이다.그럼 슬슬 감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감는다는 것은 루어로 하여금 물의 저항을 갖게 만들어 루어가 생명체인 것처럼 움직이게 한다는 것이고 그 행위로 인해 배스는 루어를 먹잇감이나 공격 대상으로 여기게 만든다는 것이다. 루어는 가짜 미끼다. 움직이지 않는 가짜 미끼에 간혹 반응하는 배스도 있긴 하지만, 많은 경우 배스는 움직이는 루어에 반응을 한다. 그렇기에 루어는 움직여야 하고 배스의 눈에 보이지 않으려면 멀리 날려야 한다. 11월은 멀던슬감이 꼭 필요한 계절이다.

저수지

■루어의 선택 기준
유독 대형호수나 강보다 자그마한 저수지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저수지에서는 현재 어떤 걸 던지고 감아야 하나 고민할 때 키가 되는 것이 바로 수초의 유무와 상태다. 11월이 되면 수초가 대부분 삭아가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따뜻한 지역이나 일조량이 많은 곳은 사시사철 수초가 있기도 하기 때문에 이 수초의 유무로 공략할 범위와 사용할 루어를 선택할 수 있다.

■섀드웜과 채터베이트로 수초 공략하기
일단 수초를 공략하려면 수초에 걸리지 않는 루어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웜리그나 하드베이트도 수초를 뚫고 나오긴 하지만 효율성 면에서 걸리지 않는 루어가 훨씬 유리하다. 이럴 때 바로 사용하는 것이 섀드웜, 그리고
채터베이트다.
섀드웜은 물고기를 닮은 웜으로 싱커 없이 노싱커리그로 사용해도 되지만 안정적으로 스위밍 액션과 폴링 액션을 유도하기 위해선, 훅에 싱커가 달린 웨이트훅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수초에 걸리지 않고 운용할 수 있으며 그 사이에 숨어 있는 배스에게 크게 어필시킬 수 있다. 반면 채터베이트는 수초에 걸리지 않게 운용하는 섀드웜과 정반대로, 일부러 수초를 찢고 나오는 액션과 그 액션에서 나오는 돌발적인 움직임이 배스에게 어필하는 루어다. 물속 수초의 경우 육상의 식물과는 다른 조직 성격을 띠고 있다. 채터베이트의 블레이드는 그러한 수초를 찢고 나오는데 특화되어 있어 걸리더라도 억지로 감게 되면 블레이드가 연약한 수초를 돌파하여 나오게 되고 그러한 액션에 배스는 입을 벌리게 되는 것이다.
적정한 낚싯대는 허리가 튼튼하고 팁은 약간 유연한 MH 이상 파워, 7ft내외의 베이트로드다. 여기에 14lb 이상의 카본라인을 감은 6점대나 5점대 기어비를 갖춘 베이트캐스팅릴을 세팅한다. 루어는 5인치 내섀드웜이나 1/2온스 무게의 채터베이트가 좋다.

■스피너베이트로 장애물 공략하기
수초와는 달리 물속 장애물, 구조물, 직벽, 바위 등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스피너베이트가 최고의 루어다. 일단 스피너베이트가 수초 속으로 유영하다 보면 회전하는 블레이드에 수초가 감겨 나오는 경우가 많다. 공략 가능하지만 효율적이진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 외의 물속 나무나 장애물에서는 이만큼 멋진 루어가 없다. 암 부분이 가드 역활을 하여 잘 걸리지도 않을 뿐 아니라 강력한 플래싱 효과와 진동 효과로 배스를 유혹한다.

추천 장비 조합으로는 허리가 튼튼하고 팁은 약간 유연한 MH 이상 파워, 7ft 내외의 베이트로드에 14lb 이상 카본라인을 감은 6점대나 5점대의 기어비를 갖춘 베이트캐스팅릴이다. 스피너베이트는 1/2온스 내외의 무게가 좋다.

<2 늦가을 대형 호수의 깊은 수심에서 진가를 드러내는 딥 크랭크베이트>

강과 수로

■루어의 선택 기준
올해 강과 수로는 예년과 비교해 많이 다르다. 전례 없이 많이 상륙한 가을 태풍으로 인해 대부분의 수로에 물이 없다. 홍수를 의식한 지자체나 관리 기관에서 대부분 물을 빼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인 올해 가을 조황은 저수지나 호수보다 강이 낫다. 물이 없어 수온이 빨리 식었기 때문이라 보고 있다. 올해 가을낚시의 메인은 바로 강과 수로라고 말하고 싶다.
강과 수로에서 루어 운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의 흐름이다. 강은 흐르기 때문에 이 흐르는 물의 세기나 양에 따라 사용하고자 하는 루어도 달라진다. 물 흐름을 잘 이용한다면 강과 수로에서 분명히 좋은 조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물 흐름이 강할 때는 글라이드베이트
사실 11월이 되면 물 흐름이 강한 지역은 별로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새물이 흘러나오거나 수문의 낙차로 인해 흐름이 생기는 곳도 많이 있는데, 이런 곳에서는 루어의 움직임이 매우 자연스러운 글라이드베이트가 유리하다. 글라이드베이트는 관절이 있어 자연스레 물에서 미끄러지듯 유영하는데 그 액션을 물 흐름을 이용해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이때 중요한 것은 바로 어프로치에 주의하는 것이다. 실제처럼 움직이는 액션에 반응하는 배스는 대부분 사람을 인지하지 못하고 공격하는 개체들로, 사람을 느끼지 못하도록 매우 조심해서 공략한다.
적정한 장비로는 허리와 팁이 모두 튼튼한 H 이상의 파워, 7f t 내외의 베이트로드다. 161b 카본라인이나 20lb 나일론라인, 30lb 이상의 PE라인을 감은 6점대 또는 7점대 기어비의 베이트캐스팅릴을 준비한다. 글라이드베이트는 1온스 이상.

■물 흐름이 약할 때는 캐스팅용 메탈지그
캐스팅용 메탈지그는 쇼어 지깅이라고 하는 바다낚시 장르에서 사용하던 것을 내가 처음 배스낚시에 도입했다. 이 캐스팅메탈지그는 일반적인 버티컬 지깅용 메탈지그와는 달리 워킹낚시에서 매우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특히 강에서 효과가 크다.
강의 경우 바닥이 저수지나 호수에 비해 매끄러운 돌들이 많다. 이 돌과 메탈지그의 조합이 의의로 좋다는 것이다. 돌 틈에 있던 배스들이 메탈지그의 움직임에 반응을 잘 보인다. 또 비거리가 매우 좋아 먼 거리에 있는 포인트를 노리기에 좋다. 물 흐름이 약한 곳을 찾아 인기척을 경계하는 배스에게 특효다. 캐스팅메탈지그는 감는 액션도 좋지만 호핑 액션이 최고다. 그냥 감는 액션과 호핑 액션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추천 장비 조합은 허리가 튼튼하고 팁은 약간 유연한 MH 이상 파워, 7tf 내외의 베이트로드에 16lb 이상의 카본라인을 감은 7점대나 8점대의 기어비의 베이트캐스팅릴을 세팅하는 것이다. 캐스팅용 메탈지그는 20g 이상의 싱글훅 타입을 쓴다.

<3 필자가 안동호 보팅 중 앨라배마리그로 낚은 배스를 들어보이고 있다.>

대형 호수

■루어 선택의 기준
대형호수는 워킹낚시뿐 아니라 벨리보트나 카약 같은 보트낚시도 많이 이뤄진다. 가장 중요하게 파악해야 할 것은 수심이다. 보트낚시의 경우 어군탐지기를 장착하면 대략적인 수심과 배스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11월을 기점으로 스쿨링이 이루어지는 일이 많은데 워킹낚시에선 스쿨링 포인트를 공략하는 것이 매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워킹낚시는 만수 상태나 초만수 상태에서 물에 잠긴 육초대를 중심으로 낚시를 시작하는 게 좋다.

■수심 얕은 곳은 버즈베이트와 프로그 루어
생뚱맞게 웬 톱워터 루어냐고 묻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분명히 톱워터 루어가 늦게까지 먹힐 것이라 자신한다. 특히 안동호, 합천호, 대청호는 만수, 초만수의 수위로 인해 수심 1~7m까지 육상식물이 잠겨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육상식물은 떨어지는 수온으로 인해 여름보다 늦게 삭게 되며 이듬해 봄까지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이 육상식물의 잔해에 배스가 붙어 있다. 배스의 은신처와 사냥터를둘 다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에 추운 날씨에도 톱워터 루어를 공략하게 만든다.
벌써부터 톱워터 루어를 태클박스 깊숙이 넣어둔 분이 계시다면 다시 꺼내 보시길. 올해 대형호수는 눈 맞으며 톱워터피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적정 장비로는 허리와 팁이 모두 튼튼한 H 이상의 파워, 7f t 내외의 베이트로드와 30lb 이상의 PE라인을 감은 7점대 또는 8점대 베이트캐스팅릴이다. 프로그 루어는 1/2온스 이상을 추천한다.

■수심 깊은 곳은 앨라배마리그, 딥 크랭크베이트
앨라배마리그는 겨울부터 초봄까지 스쿨링되어 있거나 물속 구조물에 의지하지 않고 떠 있는 배스들과 그 무리에게 매우 효과적인 루어이다. 배스의 스쿨링은 11월부터 시작되기 시작하는데 대부분 초기에 스쿨링이 이루어질 때 가장 크고 가장 강력하게 루어에 반응을 보인다. 즉 11월이 최고 시즌이라는 이야기다.
그렇기에 밸리보트나 카약을 타는 앵글러는 일단 어군탐지기를 십분 활용, 콧부리나 능선, 물속 장애물 위주로 스쿨링을 찾아가길 바란다. 스쿨링을 찾다 보면 몇 미터권 배스가 포진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그 수심층으로 앨라배마리그를 던진다. 내가 운용하고자 하는 앨라배마리그의떨어지는 속도를 파악해 대략 수심층을 파악하는 방법도 있고 어군탐지기
로 내 앨라배마리그를 확인하면서 공략하는 방법도 있다. 배스가 장애물이나 콧부리 주변에 상하로 넓게 퍼져 있을 경우 딥 크랭크베이트도 좋은 선택이 된다. 원하는 수심층과 운용하려는 크랭크베이트의 한계수심을 파악한 후 적정수심에 유영시키는 방법으로 운용한다.
추천 장비로는 허리는 강하고 팁이 여유로운 H 이상의 파워, 7ft 이상의 베이트로드와 30lb 이상의 PE라인이나 20lb 이상의 카본라인이 감긴 5점대 또는 6점대의 기어비를 갖춘 베이트캐스팅릴이다. 앨라배마리그는 2온스 내외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