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낚시 어종

호래기

  호래기는 표준명이 반원니꼴뚜기로서 오징어목(目) 꼴뚜기과(科)에 속한다. 꼴뚜기과에는 반원니꼴뚜기, 참꼴뚜기, 꼬마꼴뚜기 등 외형이 비슷한 몇 가지 종류의 꼴뚜기들이 있다. 이 종들은 다 자라도 10~15㎝밖에 되지 않는 소형종이다. 그중 반원니꼴뚜기는 무늬오징어와 동격(또는 그 이상)으로 인정받을 만큼 값비싼 꼴뚜기다. 오독오독 쫄깃한 육질,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고 끝맛이 달착지근하다. 오징어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맛이 깔끔하기 때문에 아이들과 여성들도 좋아한다.


 경남에서는 호래기 회가 8~10마리에 3만~4만원 정도는 지불해야 맛볼 수 있는 고급 요리다. 호래기는 살짝 데쳐 먹어도 꿀맛이고 깍두기나 김장김치에 넣으면 감칠맛이 더한다. 호래기가 잘 잡히는 시기는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다. 여름엔 갓 태어난 치어들만 잡히고 10월이 지나면 딱 먹기 좋은 사이즈로 크고 11~12월에 최고의 맛을 보인다. 1월이 지나면 더 커지지만 맛은 떨어진다.

■ 낚시터와 낚시방법

 호래기는 야행성이라 밤에만 낚인다. 11~1월에 가장 잘 낚이고 겨울을 지나 봄으로 갈수록 커진다. 부산 기장, 통영, 진해, 거제, 남해도가 호래기 낚시터이며, 최근에는 울산과 여수에서도 호래기낚시를 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진해만 안에서 낚이다 10월이 되면 거제와 통영 사이의 한산도에 출현하고, 11~12월에는 통영 산양읍 미륵도와 거제도, 남해안에 이르기까지 해안 방파제 전역에서 호래기가 낚이며 피크를 이룬다.
 호래기는 민물새우를 이용한 생미끼낚시와 ‘스테’라고 부르는 작은 에기를 이용한 루어낚시로 낚는다. 낚싯대는 민장대와 릴찌낚싯대를 모두 사용한다. 5.4~7.2m 길이의 민장대는 먼 곳을 노릴 수 없는 게 단점이지만, 발 앞에 호래기가 모여 있고 예민한 입질을 하는 경우에 위력을 발휘한다. 릴낚싯대보다 다루기 손쉬워 아이들이나 여성들이 쓰기 좋다. 민물새우를 호래기바늘에 꿰고, 낚싯줄에는 야광 케미컬라이트를 4~5개 달아 케미컬라이트가 가라앉는 움직임을 보고 호래기의 입질을 파악한다.



  호래기가 멀리서 물 땐 릴찌낚시나 루어낚시로 먼 거리를 노려야 한다. 7ft 내외의 연질 볼락대와 합사 0.3~0.5호가 감긴 2000번 스피닝릴이 알맞다. 여기에 2호 내외의 소형 에기나 옵빠이스테를 달아서 쓴다. 호래기의 활성이 좋을 때는 루어가 빠르고, 활성이 나쁠 때는 민물새우 미끼가 낫다.
  호래기는 가로등이 있는 방파제에서 낚이는데 가로등이 집어등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가로등이 없는 곳에서는 집어등을 비춰 호래기를 불러 모아야 한다. 물이 많이 들어오는 만조 전후에 가장 좋은 조황을 보이고 해가 진 직후인 초저녁 시간엔 물때에 상관없이 잘 낚인다.



■ 맛있게 먹는 법

  호래기는 낚은 현장에서 회로 먹어도 좋고 데쳐서 라면과 곁들어 먹어도 좋다. 회로 먹을 때는 흐르는 물에 호래기를 씻은 후 몸통에서 다리를 분리하고 등뼈만 빼내면 된다. 이때 다리에 붙은 눈은 제거한다. 민물에 너무 많이 씻지 않는 게 좋다. 껍질을 벗기면 부드러운 속살만 맛볼 수 있지만, 껍질의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회무침을 할 때는 야채는 아삭한 맛이 잘 살도록 너무 잘게 썰지 않는다. 호래기는 껍질에서도 좋은 맛이 나기 때문에 껍질째 회무침에 넣는다. 손질할 때 물로 너무 많이 씻으면 특유의 향이 없어지므로 너무 많이 씻지 않도록 한다. 양념엔 초고추장 외에 식초와 올리고당을 추가로 넣어 상큼하고 단맛을 더해주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