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제주 지귀도에서

수심 40cm 띄울낚시로

54.5cm 벵에돔을 낚다

이승배 제로FG 홍보위원장, G브랜드 필드테스터

지귀도 어랭이통 포인트에서 올린 54.5cm 벵에돔을 들어 보이고 있는 필자.

어랭이통 포인트에서 벵에돔을 노리는 낚시인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9월 15일, 동호회 회원들 그리고 서귀포 광명낚시 박상익 사장님과 함께 지귀도로 오후 출조에 나섰다.
최근 소식에 의하면 들물과 썰물에 관계없이 조류가 약하게 흐르는 포인트에서는 잡어인 독가시치와 황줄깜정이가 워낙 많이 덤벼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조류가 강하게 흐르는 포인트에서는 큰 벵에돔이 수면 가까이까지 부상해 입질한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따라서 이날 물때의 경우, 들물 때는 강한 조류가 형성되는 지귀도 동쪽 포인트를, 썰물 때는 서쪽 포인트를 찾아야 큰 벵에돔을 만날 수 있었다. 
출조 당일 물때는 9물, 만조는 오전 10시 30분경이고 간조는 오후 4시 30분이었다. 우리가 지귀도에 도착했을 때는 중썰물이 시작되고 있어 서쪽 포인트인 어랭이통 포인트를 찾았다.
지귀도 서쪽에는 덤장, 높은덤장, 넓은여, 큰 홍합여, 작은 홍합여 그리고 필자가 이번에 출조한 어랭이통 포인트가 있다. 이 포인트들은 간조에 물속에 있던 수중여가 수면 밖으로 나올 정도로 수심이 얕고 바닥고기인 용치놀래기(어랭이는 제주 방언)가 많이 낚여 낚시인들에게 큰 인기는 없는 곳들이다. 하지만 며칠 전 이 포인트를 찾은 동료 낚시인들이 30cm 이상급 벵에돔을 많이 낚았다는 소식을 들은 터라 이날 포인트로 정했다.

잡어가 싫어하는 조류 센 포인트를 노려라
포인트에 도착해 보니 먼저 낚시하고 있던 동료 낚시인들은 독가시치 성화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와중에 25cm가 약간 넘는 벵에돔을 낱마리로 올려놓은 상태였다.
포인트 도착 후 한 시간쯤 지나자 썰물 조류가 강하게 흐르기 시작했다. 너울로 인해 포말이 생겨나자 낮임에도 25cm 이상급 벵에돔이 수면 가까이에서 먹이활동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그래서 나는 목줄찌를 사용해 수면 가까이에서 먹이활동 하는 벵에돔을 공략해보기로 했다. 낚싯대는 1호, 원줄은 1.7호, 목줄은 1.7호, 바늘은 벵에돔바늘 3호를 사용했다. 그리고 바늘 위 40cm 전후에 목줄찌를 달고 낚시를 시작했다.
이 채비로 30cm 전후의 긴꼬리벵에돔을 마릿수로 낚아내며 조류가 더 세지길 바랐는데 간조가 가까워지면서 군데군데 수중여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수중여 사이로 씨알 굵은 벵에돔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만간 큰 4짜가 넘는 큰 씨알이 낚일 것 같던 기분이 들던 순간, 유유히 떠 있던 목줄찌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챔질과 동시에 수중여 사이로 질주하는 놈의 괴력에 ‘5짜는 충분히 넘을 것 같다’는 예상이 밀려왔다. 드랙을 적당히 풀었다 조이길 반복하자 드디어 놈이 수면에 떠올랐다. 한 눈에 보기에도 큰 5짜 벵에돔이었다.
갯바위로 올려 계측하니 정확히 54.5cm가 나왔다. 종전 나의 일반 벵에돔 기록 53.5cm보다 1cm 더 큰 기록이었다.  
문의 서귀포 광명낚시 010-8829-9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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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제주 벵에돔낚시 양상
띄우거나 가라앉히거나
초가을은 수온 변화가 심한 계절이지만 올해 가을은 유독 변화가 심하다. 특히 9~10월 사이에 태풍이 여러 개 통과하면서 수온 변화를 예상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벵에돔 입질층도 상층 아니면 하층으로 양분되는 날이 많았는데, 어정쩡하게 중층을 노리면 독가시치와 황줄깜정이가 먼저 덤벼 벵에돔을 낚기 어려웠다. 이런 상황은 10월을 넘겨서도 지속되고 있으므로 일단 중층에서 독가시치와 황줄깜정이가 계속 입질한다는 가정 하에 상층 또는 하층을 노리는 극단적 공략법을 써보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양상은 수심 얕은 지귀도와 수심 깊은 범섬 등에서 고루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