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감성돔 열전 현장

여수 연도

금오열도의 맏형, 역시 씨알에서 으뜸!

3월 마지막 주 대사리를 기점으로 금오열도의 감성돔 조황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10도까지 떨어졌던 수온이 반등하면서 열도 전역에서 활발한 입질이 이어지고 있다.

▲작은굴 안통에서 철수 직전 50cm짜리를 걸어낸 김현주씨가 기쁜 표정을 짓고 있다.

3월 29일 여수 돌산도 작금항 한진낚시의 인성호는 연도로 내달렸다. 최근 호황 소식은 안도와 금오도 여밭에서 들리고 있는데 왜 하필 연도일까? 키를 잡은 윤평순 사장이 말했다.
“감성돔이 안도와 금오도의 7~8m권 여밭에 많이 몰려들었지만 이맘때 꼭 한 번은 찔러볼 곳이 있어요. 바로 연도 남동쪽의 소룡단 일대죠. 수심이 깊으면서도 여밭이 많아 영등철 대물감성돔을 기대할 수 있어요.”
윤 사장이 소룡단을 노린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내가 취재 가기 이틀 전 냉수대가 밀려들어 금오열도의 조황이 주춤한 터라 이왕이면 연도 중에서도 수심이 깊은 곳을 찾는 게 유리할 것 같다고 추측했기 때문. 실제로도 12도까지 상승했던 수온이 10도까지 곤두박질치자 안도와 금오도는 침묵한 반면 연도 소룡단 일대에서는 40~50cm 감성돔이 몇 마리 올라왔다.
우리가 내린 곳은 일명 해녀막사 자리. 소룡단 끝바리와 만작굴 사이에 있는 큰 만입부 중간에 있는 포인트다. 야영터로도 유명하며 가까운 15m 지점과 먼 35m 지점이 전부 여밭으로 이루어져 있고 겨울부터 봄까지 포인트 경쟁이 심한 자리다. 윤 사장은 “동틀 무렵엔 가까운 10m 지점 여밭을 노리다가 입질이 없으면 30m 지점의 여밭을 노리면 틀림없이 입질이 들어온다”고 했다.
그러나 윤 사장의 확신과 달리 오전 시간 이 포인트에서는 별다른 입질을 받지 못했다.

▲연도 작은굴 안통에서 감성돔과 파이팅을 벌이고 있는 김현주씨.

새로 옮긴 만작굴 작은굴에서 5짜 작렬

오전 11시경 자리를 옮겨간 곳은 해녀막사에서 북쪽으로 올라간 만작굴 옆의 일명 작은굴 포인트. 안도나 금오도의 다른 배들에게 전화를 해보니 그쪽도 올 꽝이라는 소식에 연도에서 끝장을 보기로 했다. 낚시자리가 비좁아 윤 사장과 나는 잠시 쉬기로 하고 함께 내린 낚시아카데미 김현주 사장과 박성용, 이동기씨가 먼저 낚시를 시작했다.
철수 시간은 고작 1시간 밖에 안 남은 상황. 오늘 같은 날엔 서너 시 정도에 철수했으면 좋겠건만… 그런데 이게 웬 떡? 중썰물로 접어든 11시 30분경 발밑 수중턱을 노리던 박성용씨가 48cm를 걸어내면서 숨죽은 찐빵처럼 가라앉았던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서둘러 나와 윤평순 사장도 낚싯대를 집어 들었는데, 우리 때문에 포인트가 비좁다고 투덜대며 우측 안통으로 이동한 김현주 사장이 50cm짜리를 덜컥 걸어낸다.
두 마리 모두 포말이 끓어오르는 수중턱에서 입질하는 걸 보니 확실히 감성돔이 얕게 붙어 움직인다는 걸 느낄 수 있었는데 나의 예상에 윤평순 사장도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지금도 영등감성돔이라고 하면 무조건 수심 깊은 곳에 은신하는 녀석들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요즘처럼 영등철의 막판에 접어들면 감성돔의 활성반경이 넓어집니다. 그래서 수심이 깊은 포인트를 선정하더라도 일단 얕은 턱부터 차근차근 노려볼 필요가 있어요. 산란을 앞둔 감성돔들은 먹이활동과 회유의 눈높이가 얕은 곳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죠. 영등철 전반과 후반의 차이점이라고도 볼 수 있죠.”

▲대구 낚시인 이동기씨가 안도 남고지 우산자리에서 낚인 감성돔을 보여주고 있다.

연도의 영등찬스 4월을 놓치지 마라

철수길 안도에 들러보니 남고지 우산지리를 빼곤꽝이었다. 이날 연도 작은굴의 감성돔과 안도 백금만 안통에서 이동기씨가 낚은 35~40cm 2마리가 금오열도 감성돔의 전부였을 정도다.
하지만 영등사리를 막 벗어난 4월 첫째 주말 이후로 조황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앞으로는 수온 상승도 가파르고 날씨도 온화해질 것이다.
4월 둘째 주 현재 확인한 바로는 금오열도 감성돔의 주 출몰 수심은 평균 7~8m, 깊어야 10m 수심을 보이는 여밭 주변이다. 안도에서는 3월 초까지만 해도 남고지나 이야포, 백금만의 12~15m 수심대에서 입질이 집중되다가 4월 둘째 주 현재는 수심이 10m 이내로 얕은 북쪽 음지짝과 삼섬 일대에서 입질이 활발한 상황. 금오도에서는 동편 모개섬과 수항도 일대에서 감성돔이 잘 낚이는 등 감성돔들이 점차 얕은 수심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월 중순부터가 금오열도 감성돔낚시의 제2의 황금기입니다. 초겨울처럼 춥지 않고 잔잔한 봄바다에서 굵직굵직한 녀석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죠. 완전 내만 시즌이 찾아오면 씨알은 더 굵게 낚일지는 몰라도 치열한 포인트 싸움 때문에 피곤한 낚시가 되죠. 수심이 얕은 내만은 실제론 포인트가 그다지 많이 나오질 않거든요.” 윤평순 사장의 말이다.
▒조황문의 돌산도 작금 한진낚시 061-644-4244

▲영등철 내내 굵은 감성돔을 배출해낸 연도 만작굴 일대.

▲수심이 5~6m로 얕지만 겨울~봄까지 감성돔 입질이 왕성한 고래여.

여수 감성돔낚시는 5월이 피크

4월 한 달간의 영등 후반기가 지나가면 5월 한 달 동안 여수 감성돔낚시의 절정기가 펼쳐진다. 금오열도와 내만에서 모두 감성돔이 잘 낚인다. 또 금오열도에서는 벵에돔낚시가 서서히 시작되는데 주로 8m 내외의 여밭에 포인트가 많이 형성되며 그런 곳에서 초여름 감성돔이 함께 낚여 올라온다. 연도에서는 역포와 땅포 일대, 안도는 이야포와 백금만 일대, 금오도는 심포와 막개 일대가 유력한 곳들이다. 6월에 접어들면 완전 내만인 가막만과 여자만 일대로 감성돔들이 집중되는데 물론 이맘때 금오열도를 찾아도 감성돔을 낚을 수 있지만 확실히 45cm 이상의 굵은 씨알은 내만 낚시터가 한 수 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