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곡성 옥과천

하류 신수교·수리교 구간이 노른자위

김현 아피스 인스트럭터

이제 제법 가을다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 들판의 곡식은 노랗게 물들어 추수 시기가 다가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가을 추수는 낚시인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연중 씨알 굵은 붕어의 손맛을 볼 수 있는 시기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추수기를 맞아 씨알 굵은 붕어 조황 소식이 수로나 강계 쪽에서 들려오고 있다. 때맞춰 내가 활동하고 있는 광주 황금무지개조우회 9월 정기출조가 다가오고 있었고 저주시 쪽으로 정했던 정기출조지도 강계로 바꿨다.
9월 마지막 주말인 9월 28일, 따가운 가을 햇살을 받으며 광주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40여 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정출 장소인 전남 곡성군 옥과면 수리에 위치한 옥과천이다. 옥과천은 곡성군 오산면에 있는 성덕저수지에서 출발하여 옥과면 합강리에서 섬진강으로 합류하는 강줄기다. 그중 하류 지역인 옥과면 수리의 신수교와 수리교 사이 구간을 정출 장소로 택했다. 먼저 답사를 한 황금무지개 김영현 총무는 씨알 굵은 붕어를 마릿수로 낚아냈다는 소식을 우리에게 알려왔다.

▲지난 9월 28일 황금무지개조우회 정기출조가 치러진 곡성 옥과천. 황금무지개 회원들이 좌우 연안에 자리를 잡고 있다.

▲12마리의 월척 붕어를 낚아낸 김상중 회원이 그중 씨알 좋은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가을엔 저수지보다 수로
포인트에 도착하니 신수교 아래로 길게 늘어진 파라솔, 좌대가 시야에 들어왔다. 자리 걱정이 앞서니 마음이 바빠진다. 먼저 온 회원들과 가볍게 인사만 나누고 주변 포인트를 살펴봤다. 신수교를 중심으로 상류 방향의 주산교, 하류 방향의 수리교 두 구간 모두 낚시인들이 포인트를 꿰차고 앉아 있다. 
포인트를 정하지 못하니 마음의 여유가 없다. 신수교에 올라가 연안을 내려다봤다. 수초 포인트 한 군데가 눈에 들어와 내려가 살펴봤다. 수심은 80~90cm, 줄풀과 노랑어리연꽃으로 형성된 포인트였다. 다대편성보다는 실속형으로 노리면 좋을 듯했다. 입질을 파악하기 위해 준비해간 지렁이를 꿰어 찌를 세우자 역시 블루길의 입질이 극성을 부린다. 옥수수와 함께 글루텐, 어분을 배합한 떡밥을 미끼로 병행하여 찌를 세웠다.
오후 늦은 시간임에도 포인트를 둘러보는 차량 왕래가 계속됐다. 해가 지기 전 조황을 확인하기 위해 저녁식사 시간을 조금 늦추겠다는 김영현 총무의 공지가 핸드폰으로 날아왔다. 곧이어 날이 저물어가자 신수교 가로등과 함께 찌불의 향연이 펼쳐졌다. 부지런하고도 열심히 미끼를 달아 찌를 세우고 집중을 하나 별 다른 입질 없다. 이미 씨알 굵은 붕어 손맛을 본 회원들은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이곳 붕어 골든타임은 아침과 오전입니다. 대물급 붕어 입질은 그 시간대가 유력하니 참고하세요”라며 김영현 총무가 말한다. 식사를 마친 후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손에 쥐고 자리로 돌아왔다. 새로이 미끼를 교체한 후 낚시에 집중하려는 순간 굵은 빗줄기가 하늘에서 쏟아지기 시작했다. 소나기는 약 한 시간여 쏟아지더니 멈추었다.

▲신수교 아래에 자리를 잡은 회원들.

▲철수 직전 월척 붕어로 마릿수 손맛을 본 임호진, 김상중 회원과 최민지 예비회원(좌측부터).

▲황금무지개 김홍석 회원이 신수교 아래에 자리를 잡고 수초를 제거하고 있다.

“대물급은 아침과 오전이 유리합니다”
새벽시간 정적을 깨며 월척급 붕어 소식이 연달아 들렸다. 임호진 회원을 비롯한 몇몇 회원들이 월척 붕어를 낚았다는 얘기를 들으며 아침을 맞았다. 밤새 입질 한 번 받지 못하니 피로가 더 밀려왔으나 아침과 오전에 대물급이 덤빈다는 김영현 총무의 조언을 상기하며 흐트러진 집중력을 다시 모아 낚시를 이어갔다.
아침 7시가 조금 넘자 긴장감 넘치는 아주 멋진 찌올림이 시야에 들어왔다. 월척 붕어를 생각하고 강한 챔질을 하자 강하게 저항을 한다. 월척 이상의 힘을 느낀 나는 고조된 흥분을 억눌렀다. 폭넓게 펼쳐진 수초 속에서 힘겹게 낚아내는 순간, 당황스럽고 실망스러웠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60cm급 누치. 어찌하랴!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삼고 다시금 찌를 세우려는 도중 또 한 번의 찌올림이 눈에 들어왔다. 이번에는 붕어 입질이길 바라며 강하게 챔질하며 제압했고 35cm 월척 붕어를 품에 안았다. 자신감을 얻은 나는 이후 월척급 붕어 몇 수를 더하고 철수 준비를 했다.
옥과천 주산교와 수리교 사이 약 1.7km 구간은 접근성과 주차 여건이 좋아 낚시단체나 조우회 행사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잔 씨알의 붕어를 마릿수로 낚을 수 있고 월척 붕어도 함께 잘 낚인다. 연안엔 노랑어리연꽃과 줄풀, 갈대 등 수초가 잘 형성되어 있다. 신수교를 중심으로 위쪽과 아래쪽 모두 보가 형성되어 있어 안정적인 수심을 유지하나 보가 수문을 방할 때엔 유속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참고하기 바란다.

▲수초에 걸려 뜰채를 이용해 힘들게 올린 월척 붕어를 들어 보이는 필자.

▲월척 붕어를 낚은 최민우 회원. 떡붕어도 여러 마리 낚았다.

▲김영현 총무가 자신의 조과를 펼쳐 보이고 있다.

옥수수와 어분 배합 글루텐 떡밥 병행
미끼는 옥수수와 함께 글루텐에 어분을 배합한 떡밥이 유리하고 채비는 취향에 맞게 사용하되 유속의 유무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옥과천은 포인트별로 마릿수와 씨알 차가 분명히 난다. 우리 일행이 낚시를 간 날엔 남원 낚시사랑회(회장 박헌창)에서 신수교 상류 구간인 주산교와 신수교 사이에서 정기출조르 했다. 조황은 잔 씨알 붕어부터 32cm 월척 붕어까지 마릿수 조과를 올리긴 했으나 신수교 하류 쪽인 신수교와 수리교 사이 구간에서 낚시한 황금무지개조우회 회원들의 낚은 씨알이 더 굵었다. 27~38cm 붕어가 낚였는데 월척 붕어가 비율이 높았다. 
월척 입질은 아침과 오전에 집중되었다. 김상중 회원은 아침 두 시간 동안 월척만 12마리를 낚아냈다. 이 구간은 당분간 수심 변화와 급격한 기온 변화가 없다면 씨알의 크기에 관계없이 좋은 조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비 주소 옥과면 수리 553번지(신수교 앞으로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