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여주 남한강

깎아지른 기암 절경 아래

남한강과 섬강이 만나는 곳

김철규 호봉레저, 탑레저, 토고떡밥 필드스탭

경치 좋고 붕어 잘 나오면 우리 낚시인들에게 그보다 좋은 곳은 없다. 지난 8월 25일 찾은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의 섬강 합수머리 포인트는 깎아지른 기암 절경 아래의 맑은 물과 말풀, 마름이 형성되어 있는 천혜의 붕어낚시터였다.

물에 잠긴 섬강 자갈밭을 건너오면 사진과 같은 멋진 붕어 포인트가 펼쳐진다. 맞은편 절벽 연안에도 포인트가 있다.

여주라고는 하지만 이곳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을 거쳐 섬강을 건너야 한다. 이 섬강은 물이 바퀴의 절반까지 차오르는 자갈밭을 건너야 하기 때문에 비가 와서 수위가 불어나면 오도 가도 못하게 되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기예보에 신경을 써야 한다.
섬강의 끝자락이라 100만 내려가면 남한강 본류와 만나게 되는 합수머리이며 강을 건너면 누가 만들어 놓은 듯 넓은 자갈밭이 펼쳐져 있다. 섬강의 물살에 밀려 내려와 조성되었다는 이 자갈밭을 지나 약 100여 가면 우측 돌산 방향으로 홈통처럼 맑은 물이 고여 있는 멋진 포인트가 나타난다.

섬강 끝자락에서 남한강변으로 도하
섬강은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태기산에서 발원하여 경기도와 경계를 이루고 흐르다 원주시의 문막 서쪽을 거쳐 지정면 간현리와 여주시 강천면을 지난 남한강과 합류하는 약 72 길이의 하천이다. 늘 수량이 풍부한 섬강에는 간현유원지 등 여름철 물놀이 할 곳이 곳곳에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 섬강 합수머리 포인트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안내자가 필요할 정도로 찾기 쉽지 않았다.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으면 원주시 부론면 흥호리에서 끝나게 되는데 이때부터는 포인트를 아는 안내자의 설명을 따라 찾아갈 수밖에 없다.
제방에서 내려와 강변을 따라 약 1를 이동해야 하기에 지도에도 없는 길을 가야 한다. 섬강의 최하류 지점까지 내려가면 강을 건널 수 있는데 자갈밭이어서 사륜 차량이면 무난하게 건널 수 있다. 하지만 물살이 적게 이는 곳을 찾아 건너야 한다. 이륜차량이라면 건너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날도 조우 한 명이 이륜 차량으로 강을 건너다 빠져서 견인 차량의 도움을 받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얕은 곳을 찾아 건너면 되지만 길을 잘 못 들면 이 자갈에 미끄러지면서 차가 빠지게 되는 것이다. 여울이 없는 곳이 수심이 조금 깊지만 그곳으로 진행하면 무리 없이 강을 건널 수 있다.
이곳은 군 전차부대의 훈련장으로 쓰이는 곳이어서 전차가 길을 닦아 놓아 자동차가 쉽게 다닐 수 있다. 자갈길의 끝 지점까지 가서 바라보면 약 1 가량의 둑방 같은 언덕이 있다.이 언덕을 내려가 좌대와 텐트를 설치했다. 텐트 안에는 에어매트까지 깔아 별도의 잠자리 텐트를 설치하지 않고 그대로 누우면 편안한 잠자리가 된다.
앞쪽에 말풀이 듬성듬성 있었고 긴 대에서 잘 나온다는 말에 3.4칸 대부터 4.6칸 대까지 긴 대 위주로 모두 12대를 편성했다.

 여울을 건너던 차가 자갈에 미끄러져 빠지자 동료 낚시인의 SUV 차량이 구난에 나섰다.

 절벽 위에서 바라본 포인트 진입로. 여울 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수중 자갈밭을 건너가야 한다.

 물 흐름이 없는 절벽 방면 홈통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다.

 취재일 섬강 합수머리 포인트에서 낚인 붕어들. 때깔이 곱고 힘이 장사였다.

 절벽 위 둘레길에서 바라본 섬강 합수머리 포인트. 비교적 포인트 범위가 넓은 편이다.

 박원길 씨는 턱걸이 월척으로 손맛을 봤다.

 연이은 월척 조과로 남성 낚시인들의 기를 눌러 놓았던 이경순 씨의 솜씨.

연신 붕어를 낚아내는 여성 조사님의 미끼는 지렁이
듬성듬성 있는 말풀로 인해 빈자리를 찾아 찌를 세운 후 이곳을 안내해준 박원길(닉네임 엔디) 후배가 추천해준 미끼인 옥수수를 달아 대편성을 했다. 낮 시간에도 드문드문 입질이 있다는 소리에 차분히 앉아 기다려 보았지만 붕어의 입질은 없었다. 다만 모래무지와 돌고기가 입질해 가끔씩 깜짝 놀라게 하는 일은 있었다.
저녁까지는 시간이 남아 건너편 절벽 포인트를 둘러보았다. 깎아지른 절벽에는 앵커가 드문드문 박혀 있어 암벽등반을 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았다. 낚시인뿐만이 아니라 등산을 하는 분들도 자주 찾는다는 얘기다. 바위 사이로 계단을 만들어 놓은 것을 봐서는 둘레길로 개발 한 듯한데 사람들이 다닌 지 오래된 듯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바위 사이에 난 계단을 올라 건너편 절벽 포인트에 가 보았다. 마름이 잘 발달되어 있고 그 마름을 넘겨 치면 될 듯한 멋진 포인트가 있었다. 찌만 세우면 금방이라도 남한강의 붕어가 반겨줄 듯한 포인트였지만 접근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저녁 무렵엔 옆자리에 부부 조사님이 들어오시더니 빠르게 대편성을 마쳤다. 이분들은 자주 이곳을 찾으시는 듯 아주 익숙하게 자리를 잡고 낚시를 준비하신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고 이곳에 있던 7명 모두 밤낚시에 집중했다. 시간이 조금씩 흘러가고 있었지만 누구 하나 입질을 보지 못하고 있을 때 부부 조사의 여성 조사님이 입질을 받았다. 씨알은 그리 크지 않다고 하는데 그 한 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계속해서 입질을 받고 있었다. 입질이 없는 나로서는 어떤 미끼를 사용하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니 지렁이에 잦은 입질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이런… 나는 옥수수와 떡밥, 어분글루텐만 가지고 왔다.

“허리급 붕어 포함 12마리 월척을 낚았습니다”
이후 밤늦은 시간까지 드문드문 입질은 받은 여성 조사님은 7치부터 턱거리 월척까지 7~8수의 붕어를 잡아냈다. 자정이 되도록 입질 한 번 받지 못한 나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새벽 4시에 다시 자리에 앉았다. 어분글루텐과 옥수수를 달아 다시 찌를 세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일 왼쪽에 세워 두었던 3.4칸 대의 찌가 솟아올랐다. 챔질하니 7치 정도의 작은 붕어가 나와 주었다, 이후 1시간 동안 몇 번의 입질이 더 있었고 8치 정도의 붕어 4마리가 더 올라왔다. 하지만 이후 더 이상의 입질 없이 동이 트고 말았다.
옆자리에 있던 박원길 후배도 몇 수의 붕어를 만났고 그중 제일 큰 붕어가 31 월척 붕어였다. 사실 이곳은 박원길 후배의 얘기를 듣고 찾게 되었다. 그는 나에게 “지난번 이곳을 찾아서 35 허리급 붕어를 포함해 월척 붕어로만 모두 12마리의 붕어를 낚았습니다”하고 말했다. 그 소식을 듣고 씨알 좋은 붕어를 만나기 위해 조우들과 함께 찾은 것이다.
날이 밝은 후 아침 입질을 기다려 보았지만 더 이상의 입질은 없었다. 낮에도 이따금씩 입질이 들어온다고는 하지만 아직 늦더위가 남아 있어 낚시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타프가 설치된 본부석의 그늘에서 푹 쉬기로 했다.
이날 낮에 FISHING TV에서 어락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혹부리 류홍상 씨가 촬영차 찾아왔고 지난해 무한천에서 만난 뒤 늘 전화로만 안부를 묻던 장홍익 씨도 우연치 않게 이곳에서 만나게 되었다.
류홍상 씨는 건너편 산 밑으로 들어가 촬영을 시작했고 장홍익 씨는 다음날 철수한다는 부부조사님의 자리를 물려받았는데 우리도 그냥 하루를 더 머물기로 했다.
드디어 날이 저물고 밤낚시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날 밤부터 비가 예보되어 있었고 저기압의 영향이었는지 역시 붕어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역시 새벽 입질에 몇 수의 붕어를 만났지만 기대했던 허리급 붕어는 고사하고 월척 붕어도 한 마리 만나지 못했다. 다만 월척에 가까이 가는 준척 붕어 등 모두 9수의 붕어를 만나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나를 이곳으로 안내했던  박원길 후배도 턱걸이 월척 포함 10여 수의 붕어를 만나는데 그치고 말았다. 지난번 박원길 후배가 잡았다는 35의 붕어는 사진으로나마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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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에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흥호리 959-1’을 찍고 간 뒤 내비 안내가 끝나는 곳에서 앞쪽 시멘트길 뚝으로 올라간다. 뚝에서 자전거길로 내려가 바로 강거로 좌회전, 10 정도 가다가 자갈길로 이동한다. 끝지점에서 섬강을 건너가는데(수량이 많을 때는 4륜 SUV만 가능) 강을 건너 150 정도 가면 포인트에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