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대한민국 토종붕어 미끼 백서 3장
고수들에게 물었다! 붕어미끼 Q&A
낚시인들이 현장에서 흔히 가지는 미끼에 대한 궁금증과 고민들을 고수들에게 물어보았다. 평소 궁금했으나 속 시원한 해답이나 원인을 알 수 없어 답답했던 내용들만 간추려서 질문했다.
Q. 떡밥낚시 때 어분을 섞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이유인가요?
안효진 어분은 형태는 떡밥이지만 성분은 동물성이어서 사실 모든 물고기가 좋아한다. 특히 어분 특유의 강한 냄새는 물고기들에게 강한 자극을 남기는데 저수온기 또는 경계심이 높아진 상황 등에서 어분을 쓰면 일반 떡밥을 쓸 때보다 입질 받을 확률이 매우 높았다. 단 잉어가 많은 곳, 잡어가 많은 곳에서는 너무 성화가 심해 불편한 단점이 있다. 거꾸로 잉어를 낚고 싶다면 꼭 어분을 써볼 필요가 있다.
Q. 밤에는 지렁이에 입질이 뜸하다는데, 그렇습니까?
김길수 그렇지 않다. 아무래도 지렁이 미끼에 대한 선입견이 크게 좌우하는 것 같다. 산란기 때, 오름수위, 초겨울 저수온기, 강낚시 등에 잘 먹히는 미끼라는 인식 때문인데 실제로 밤낚시에 써보면 잦은 입질이 들어온다. 밤에 붕어가 새우 미끼를 집어 삼키지 못할 때 지렁이로 교체해 넣어보면 찌를 쭉쭉 올려줄 때가 있다.
Q. 크고 굵은 지렁이와 작고 가는 지렁이 중 어떤 게 낫습니까?
김용남 붕어 활성에 따라 달라진다. 활성이 약해 입질이 미약한 저수온기에는 가는 지렁이가, 활성이 좋은 상황에선 굵은 지렁이가 유리하다. 실제로 가게에서도 2~3월에는 성냥개비보다 약간 가는 지렁이를 농장에 주문하고, 5월 이후로는 그보다 굵은 놈들을 주문한다.
Q. 얼음낚시 때는 지렁이를 주로 쓰는데 떡밥은 잘 안 먹히는가요?
박기열 떡밥이 먹히는 곳이 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글루텐 떡밥이 가장 잘 먹힌다. 특히 떡붕어가 많은 곳에서 그렇다. 떡붕어가 많은 남양호에서는 글루텐 얼음낚시가 완전히 자리 잡았고 강화도의 저수지에서는 글루텐으로 토종붕어까지 낚아내고 있다. 이것은 봄~가을에 이르는 시기에 글루텐을 사용하다보니 그 맛에 익숙해진 붕어들이 겨울에도 반응하는 것일 것이다.
Q. 새우가 잘 채집되지 않는 날이 있습니다. 이유가 뭔가요?
최근식 수온 변화가 원인이다. 외부 기온은 15도로 전날과 비슷하지만 물속 수온은 전날보다 0.5~1도 내려간 경우가 있는데 이런 날은 새우가 깊은 곳에서 나오질 않는다. 새우는 주로 초저녁에 드는데 새우가 깊이 먹히는 날은 분명히 수온이 낮을 때다. 큰 저수지라면 그때 채집지점을 정반대쪽으로 옮겨보면 들 때도 있다.같은 저수지라도 수온 분포가 다르기 때문이다.
Q. 참붕어 꿰는 법은 어떤 게 좋습니까?
김진태 원칙적으로 차이는 없다. 주로 등꿰기를 한다. 간혹 ‘가로 등꿰기를 하면 붕어의 흡입 때 참붕어가 입의 좌우에 걸려 입질이 부정확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실제로 사용해보면 세로 등꿰기와 별 차이가 없다. 그보다는 활성이 약해 걸림이 잘 안될 때는 바늘을 깊숙이 집어넣어 머리 가까운 곳에서 빼내는 세로 등꿰기가, 바늘이 두꺼워 세로 등꿰기가 불리할 때는 가로 등꿰기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가로 등꿰기를 한 참붕어.
Q. 참붕어는 밤에 잘 채집되지 않는다는데 그럼 언제 채집해야 합니까?
한정호 참붕어는 해가 지면 깊은 물속으로 들어가 버려 적어도 해질 무렵 이전에 채집을 마쳐야 한다. 따라서 참붕어낚시를 해야 할 곳이라면 해 지기 1~2시간 전에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늦을 것 같다 싶으면 가는 도중에 다른 저수지에 들러 채집해가는 게 좋은 방법이다.
Q. 새우와 비슷한 징거미도 잘 먹히나요?
나승수 징거미에 따라 다르다. 시커멓고 몸체도 큰 징거미는 갑피가 단단해 확실히 덜 먹히지만 껍질이 부드러운 ‘백색 징거미’ 또는 집게 다리가 짧고 부드럽고 연한 암컷 징거미는 새우와 별 차이가 없었다. 크기도 비슷해 새우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징거미였던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런 놈들이라면 미끼로 사용해도 새우만큼 잘 먹힌다.
Q. 바닐라향 글루텐과 딸기향 글루텐이 잘 먹히는 곳이 따로 있나요?
성제현 기본적으로 두 가지 중 어떤 제품을 많이 사용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다. 그런데 갈수록 딸기향 글루텐을 쓰는 곳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 이유는 붕어가 빨간색을 가장 잘 식별하기 때문이다. 붕어는 색맹이지만 명암은 구별하는데 과학적으로도 빨간색에 가장 잘 반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는 집에서 수족관 실험을 해보았는데 7개의 나무젓가락에 다른 색깔을 칠해 수족관 벽에 갖다 대면 먹이가 아닌데도 빨간 젓가락에 붕어들이 야금야금 몰려들었다. 글루텐이 처음 공급될 당시엔 대부분 바닐라향을 썼지만 점차 딸기향 글루텐 사용 빈도가 높아지고, 둘 중 조과 차가 벌어지면서 딸기향 제품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다.
Q. 물을 적게 섞어 단단해진 글루텐, 물을 추가하면 처음 상태와 같아지나요?
민병완 원래 상태처럼은 안되지만 토종붕어나 중국붕어를 노릴 때는 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떡붕어는 부스러기를 흡입하기 때문에 처음 갰을 때와 같은 상태로 만들어 쓰는 게 유리하므로 아깝더라도 다시 개는 게 좋다.
Q. 유료터(양어장)에서 지렁이가 잘 먹히는 때는 언제입니까?
김용남 초봄이나 겨울 같은 저수온기, 계절이 변화하거나 수온에 변화가 생기는 환절기에 유독 잘 먹힌다. 또 새 고기가 방류될 때는 지렁이의 효과가 대단하다. 몸 상태가 좋은 붕어들은 동물성 미끼에 정신없이 달려들지만 시간이 오래 지나면 지렁이보다 간단히 흡입할 수 있는 떡밥을 선호하게 된다.
Q. 다른 저수지에서 채집해간 새우나 참붕어를 사용해도 자생 미끼와 큰 차이 없나요?
백진수 기본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 실제 우리가 낚시점에서 사갖고 가는 새우들은 결국 다른 곳에서 가져온 새우들 아닌가. 다만 새우에 따라서 입질이 좀 더딘 경우가 있어 유의할 필요는 있다. 유난히 껍질이 두껍거나 색상이 어두운 놈들은 확실히 입질이 더디다. 또 흔히 흰새우로 불리는 놈들은 작고 부드러워 붕어들이 먹기는 좋지만 잡어에 약하고 캐스팅 때 잘 떨어지기도 한다. 가급적 밝은 색상을 띄는 새우에 입질이 빠르다.
Q. 구더기를 미끼로 쓸 때가 있다던데요?
김기동 유료터나 손맛터의 겨울낚시 같은 저수온기 상황이다. 이때는 새우살과 함께 동물성 미끼가 유독 잘 먹힌다. 지렁이도 좋은 미끼이지만 그때는 입질이 짧고 붕어들이 게을러 한 번에 쉽게 먹을 수 있는 작은 동물성 미끼, 즉 구더기를 좋아한다.
Q. 겉보리 밑밥이 효과적인 낚시터가 따로 있나요?
김만욱감탕 바닥이나 청태가 낀 곳에서 겉보리 밑밥을 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낚시터나 바닥상태와는 관계없이 사용한다. 겉보리를 밑밥으로 깔아놓으면 새우나 그 밖의 작은 생물들이 모여들고 그 작은 생물들을 잡아먹기 위해 붕어가 몰려들기 때문에 일종의 유인제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감탕바닥이나 청태가 낀 곳에서는 바닥을 깔끔히 코팅하는 효과를 덤으로 볼 수 있을 뿐이며, 마사토 바닥인 계곡지나 그 밖의 모든 낚시터에서도 겉보리를 쓰면 나쁠게 없다. 손 덜 탄 소류지 또는 수초가 밀생한 곳을 수초제거기로 제거한 곳은 겉보리 투여 후 낚시를 해보면 확실히 조과가 남달랐던 기억이 많다. 과거엔 작업 후 반드시 2~3일 후에 들어가야 좋다고 했으나 최근엔 1박낚시에서도 겉보리 밑밥이 인기다.
▲황토에 버무린 겉보리 밑밥.
Q. 새우나 참붕어가 많이 살고 있는데도 잘 안 먹히는 곳이 있습니까?
김태우 새우, 참붕어가 많이 살고 있는 것과 잘 먹히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실제로 살림망에 새우, 참붕어가 가득 채집된 곳에서 그 미끼를 갖고 낚시를 해보면 의외로 조과가 부진했던 기억이 더 많았고, 오히려 잘 채집이 되지 않았던 곳에서는 입질이 활발해 미끼를 얻으러 다니던 기억이 많았을 정도다. 또 해당 미끼가 너무 많은 곳에서는 그 놈들이 바늘에 꿴 미끼를 갉아먹어 곤란을 겪기도 한다.
Q. 참붕어는 암놈이 잘 듣는다고 합니다. 사실인지, 또 이유는 무엇인지요?
송귀섭 참붕어 산란기 때만 해당하는 얘기다. 산란기가 되면 수컷은 검은 빛이 더 강해지고 반대로 암컷은 색상이 누렇게 변하고 배도 불룩해져 보기에도 암컷이 더 맛있게 보인다. 또 포란 상태의 암컷이 발생시키는 각종 호르몬이나 생리물질이 붕어의 식욕을 자극한다. 그러나 산란이 끝나고 나면 형태와 색상이 모두 비슷해져 아무런 차이가 없다.
Q. 새우와 참붕어는 어느 정도 크기가 좋습니까?
오성근 대체로 감성돔 5호 바늘을 쓴다면 새우와 참붕어 모두 3~4cm가 적당하다. 간혹 큰 새우에 큰 붕어가 문다는 얘기가 있는데 물론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항상 맞는 애기도 아니다. 그런 식이라면 6cm짜리를 끼우면 항상 4짜가 낚여야 할 것이다. 3~4cm면 준척부터 4짜까지 모두 낚아낼 수 있다. 단 그보다 잘은 잔챙이 새우로도 월척을 낚아낼 수 있지만 씨알 선별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확실하다. 새우는 다소 커도 상관없지만 참붕어는 3~4cm보다 더 크면 입질이 지저분해진다.
Q. 새우의 머리를 떼고 쓰는 경우는 어떤 경우입니까?
서찬수 찌를 건들기는 하는데 시원스럽게 올리지 못하거나 초봄처럼 수온이 낮을 때 주로 쓰는 방법이다. 그러나 머리를 완전히 떼어선 안 되고 머리의 껍질부분만 살짝 까주거나 뾰족한 침부분을 포함한 머리의 갑피를 손으로 문질러서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이렇게 만들어주면 곧바로 입질이 오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붕어 입질이 활발할 땐 생새우 그대로 쓰는 게 좋다. 머리를 부드럽게 손보면 오히려 잡어가 먼저 덤비고 붕어 씨알도 잔 게 낚이는 단점이 있다.
Q. 스위트콘 같은 작은 옥수수와 미끼용 큰 옥수수 중 어떤 게 잘 먹히나요?
김중석 마트에서 파는 스위트콘에 더 입질이 빠르다. 그래서 잡어 성화가 적은 곳에서는 마트에서 파는 캔 옥수수를 미끼로 사용하며, 잡어가 많은 곳에서는 낚시점에서 파는 크고 단단한 것을 쓰고 있다. 잡어가 별로 없는 곳으로 낚시를 갔는데 만약 낚시점에서 판매하는 옥수수 밖에 없다면 손가락으로 살살 비벼 부드럽게 만들어 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