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대한민국 토종붕어 미끼 백서 2장

붕어미끼에 대한 고수들의 노하우

“이것이 나의 미끼 주안점이다”

2장에서는 7대 미끼에 대한 고수들의 주안점과 사용법을 살펴보았다. 같은 미끼이지만 고수들의 개인적 성향과 경험에 따라 쓰임새가 약간씩 다르거나 파격적인 운용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신의 미끼 사용법과는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자.

▲가장 보편적인 미끼인‘지렁이+떡밥’ 짝밥. 
 

나승수
“붕어가 스트레스 많이 받는 곳에선 지렁이 한 마리 꿰기가 유리할 때 많아”

금강하구언처럼 수위가 수시로 변하거나 배스 성화가 심해 붕어가 스트레스를 받는 곳에서는 지렁이를 적게 꿸수록 입질이 시원하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실제로 초여름에 배스 많은 곳에서 붕어를 노릴 때는 배스가 먹이사냥을 끝나고 물러서는 시점인 11시경을 노리는데 이때는 작은 바늘에 지렁이 한 마리만 달랑 꿰는 게 입질도 시원하고 빨랐다. 아무래도 배스가 설치는 환경에서의 먹이활동은 결코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미끼에 접근할 때는 조심스럽게, 취이할 때는 조급하게 달려드는 게 원인 같다. 이런 상황에선 지렁이를 풍성하게꿴 다고 해서 입질이 더 왕성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더딘 경우를 경험하고 있다.

김길수
“메주콩, 옥수수, 글루텐 등 식물성은 여름에 쓰면 좋다”
 
나는 초여름부터 기온과 수온이 점차 상승하기 시작하면 그동안 써왔던 동물성 미끼(새우, 참붕어, 지렁이 등)보다 식물성 미끼를 선호하고 있다. 수온이 높아진 여름에 동물성 미끼를 던져 놓으면 싱싱한 상태를 오래 유지하기 어렵고 쉽게 물러지기 때문에 미끼로서의 효과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또 물러진 미끼에는 잡어나 잔챙이가 빨리 붙기도 한다. 메주콩, 옥수수, 글루텐 등을 바닥지형이나 외래어종의 유무라는 기준에 맞춰 쓰는 경향이 강하지만 나의 경우엔 계절 미끼로 쓰고 있다.

김진태
“짝밥은 탐색용일 뿐 떡밥의 집어력은 미미하다”

지렁이+떡밥을 사용하는 두바늘 짝밥은 어디까지나 탐색용 미끼이지 특별한 효과를 발생시키는 비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낚시를 시작하기 전 지렁이가 잘 먹힐지, 떡밥이 잘 먹힐지 몰라 짝밥을 사용하는 것인데, 둘 중 어떤 미끼에 입질이 오는가를 확인했으면 그 미끼 하나로 통일해 낚시를 하는 게 낫다. 이런 경우 대부분 지렁이에 입질이 잦다면 떡밥의 집어 효과는 실제론 거의 없는 편이다.

▲군산 강정지에서 지렁이 한 마리 꿰기로 월척 붕어를 낚은 나승수씨. 나승수씨는 낚시터 특성에 따라서는 지렁이를 한마리만 꿰는 게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태우
“특정 낚시터 특효 미끼, 때론 전혀 안 먹힐 때도 있다”

붕어도 사람처럼 잡식성이다. 오늘은 회가 먹고 싶어 횟집으로 향하다가도 갑자기 갈비가 먹고 싶다는 생각에 발길을 돌리는 것처럼, 특정 미끼가 잘 먹힌다는 낚시터에서도 의외의 미끼가 먹혀드는 날이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새우발이 좋은 곳으로 알려진 곳에서 갑자기 참붕어만 먹혔다든지, 배스가 많아 곡물미끼만 써야 된다는 곳에서 어떤 날은 생미끼에 입질이 잦은 날이 종종 있는 것이다. 낚시인 간에 종종 격론이 오가는 부분 중 하나가 평소 먹히지 않았던 미끼가 먹힌 것을 놓고 갑론을박하는 경우이지 않은가. 그날의 붕어 컨디션에 따라 선호 미끼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남들과 똑같이 써서 효과가 없다면 좀 엉뚱한(?) 선택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실제로 그런 날일수록 효과를 볼 때가 많았다.

김중석
“붕어가 수면에 튈 땐 참붕어 미끼로 띄울낚시 해보라”

초저녁 무렵 붕어가 수면에서 자주 튄다면 참붕어를 사냥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때는 참붕어를 꿰어 수초 위쪽에서 띄울낚시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살아 있는 참붕어가 좋으며 죽어서 뻣뻣해진 참붕어는 쓰지 않는다. 참붕어는 우선 잔 씨알부터 사용해보는 게 좋다. 새우는 다소 커도 잔챙이 붕어도 겁 없이 달려들지만 참붕어는 씨알에 따라 입질 빈도가 영향을 받는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성제현
“떡밥+지렁이 짝밥 때는 떡밥을 묽게 사용한다”

짝밥채비에서 떡밥의 역할은 90%가 집어 역할이다. 따라서 이 경우 건탄처럼 딱딱하게 달아주면 풀림이 늦어져 집어력이 떨어지고, 착수와 동시에 붕어가 달려들어 지렁이 흡입 때는 쓸데없이 무게로 작용해 찌올림을 방해한다. 착지와 동시에 풀어질 수 있도록 묽게 반죽하고 입질은 지렁이로만 받는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이영수
“옥수수는 두 알이 적당, 많이 꿸 필요없다”
 
대물낚시인 중에는 5호 바늘이 안 보일 정도로 많은 옥수수를 꿰는 경우가 있는데 불필요한 방법이다. 오히려 옥수수는 감성돔 1~2호 바늘에 한 알이나 두 알을 꿰는 게 입질도 깔끔하고 씨알도 별반 차이가 없다. 바늘은 5호를 사용해도 옥수수는 2알 정도면 충분하다.

김만욱
“글루텐+곡물떡밥 짝밥은 대물용으로도 효과 높다”

‘글루텐+입자 고운 콩가루 떡밥’의 궁합은 미끼로서의 효과가 대단하다. 특히 대물 붕어를 노릴 때도 매우 위력적이다. 지난 97년 3월, 진주 봉대지에서 글루텐5+청색 콩가루 떡밥으로 월척과 준척을 1박2일 동안 90kg 가까이 낚아낸 적 있다. 단 입자가 거친 곡물떡밥과 같이 쓰는 것은 좋지 않다. 풀림 속도가 맞지 않는 것은 물론 부드럽고 먹기 편한 글루텐과 같이 놓여있으면 곡물떡밥에는 잘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늘에 꿴 죽은 참붕어와 죽은 새우. 오히려 죽은 상태의 미끼에 입질이 빠르다는 견해도 많았다.

최근식
“짝밥 중 어떤 미끼에 입질 잦느냐에 따라 목줄 길이 달리 쓴다”

계곡형 저수지가 많은 곳에서는 초저녁엔 주로 떡밥을 쓰다가 새벽에는 반드시 짝밥(지렁이+떡밥)으로 바꾼다. 취이활동이 왕성한 시간대에는 확실히 떡밥보다 지렁이가 잘 먹히기 때문이다. 또 짝밥을 쓸 때 두 미끼에 비슷하게 입질이 온다면 목줄 편차를 크게 만든다. 만약 편차를 비슷하게 하면 지렁이가 꼬물대며 떡밥을 흩어트리므로 단순 밑밥 역할 밖에 못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지렁이에만 입질이 온다면 이때는 편차를 줄여 떡밥의 밑밥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법으로 낚시를 한다.

정삼채
“죽은 새우, 상한 참붕어에 입질 더 빠를 때 있다”

기본적으로 새우는 살려서 사용하지만 입질이 없거나 더딜 때 죽은 새우를 써보면 빠른 입질이 들어올 때가 있다. 죽은 새우라도 몸체가 온전히 유지된 상태라면 입질 받는데 큰 문제는 없다. 또 참붕어가 죽었다고 해서 버리는 것은 실수다. 상해서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경우에도 붕어 입질은 들어오며 오히려 빨리 먹힐 때도 있다. 납자루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