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_영월 주천강

이토록 아름다운 5월에

박 일 객원기자

5월 들어 배수가 시작되면 나는 저수지를 피해 강으로 향한다. 수도권 부근의 북한강과 남한강에도 적지 않은 강낚시 포인트가 산재하지만 많은 인파와 물놀이객으로 낚시하기가 그리 편치 않아 조용하고 경치가 수려한 강원도 영월 주천강(서만이강)을 자주 찾는다.
5월 4~5일 연휴를 맞아 늘 함께 다니는 조우들과 주천강으로 떠났다. 주천강은 평창군, 횡성군, 홍천군의 경계에 있는 태기산에서 발원하여 횡성군 강림면과 영월군 수주면, 주천면을 거쳐 한반도면에서 평창강과 만나 서강과 동강으로 이름을 바꾸어가며 최종 남한강으로 합류하는 95km의 매우 긴 강이다. 맑은 물과 풍부한 수량에 민물고기 백화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다.
보통 강낚시는 곡우인 4월 20일 정도부터 시작되는데, 주천강은 고지대에 있어서 조금 더 늦은 5월 초순부터 본격적인 낚시가 시작된다.

▲신록이 아름다운 용석보 주변 풍경. 수심 1m 내외의 대물붕어 포인트다.

▲ 오후 시간에 입질을 포착한 김선태씨가 챔질 준비를 하고 있다.

▲전영민씨와 김선태씨의 하룻밤 조과.

주천교 아랫보에선 빈손 철수
이번에 찾은 곳은 주천강 하류에 해당하는 주천면소재지 아래쪽 보낚시터다. 첫날은 주천교 아랫보에서 밤낚시를 해보고, 별다른 조황이 없을 경우 더 아래쪽에 있는 용석리보로 옮기기로 하였다.
첫날 찾은 주천교 아랫보는 주천교 하류 2km에 있다. 수심은 1~2m 내외로 낚시여건은 좋은데 주차 후 이동거리가 50~70m나 되어 낚시장비를 많이 들고 갈 수 없다. 그래서 1~2대의 간단한 채비로 낚시를 즐겼는데 갈겨니, 모래무지, 동자개, 자라, 누치, 마자 같은 강고기만 낚였다, 미끼는 지렁이와 깻묵이 좋지만 어분이나 글루텐도 잘 듣는 편이다. 지난주 이곳을 답사했던 서울에 사는 지인이 34cm, 39.5cm 두 수를 낚았다고 했는데 붕어 입질을 받지 못했다.

용석리보에서 38.5cm, 34cm 붕어
다음날 아침 우리는 낚시하던 곳에서 하류 쪽으로 약 5km 떨어져 있는 용석리보로 옮겼다. 영월군 주천면 용석리에는 두 개의 보가 있는데 위쪽에 있는 보를 1보, 아래쪽에 있는 보를 2보라고 부르고 있다. 2보보다 1보의 조황이 앞선다. 수심이 깊고 시즌이면 대물 붕어가 자주 낚이는 곳이지만 근처의 농민들과 쓰레기 문제로 마찰이 생겨 농민들이 간혹 보로 들어가는 길목을 폐쇄하기도 한다. 취재일은 개방되어 있는 상태였다.
이곳은 20여 명이 낚시를 할 수 있는 넓은 포인트와 주차 공간이 있어 캠핑낚시터로도 좋은 곳이다. 수심은 2m 내외로 깊은 편이며 지렁이, 글루텐, 옥수수, 자생새우 모두 잘 듣는다.
아침에 이곳으로 이동한 우리는 낚싯대 편성 후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다 오후부터 본격적인 낚시를 하였는데 낮에는 모래무지, 마자, 동자개, 동사리 같은 강고기 위주로 낚이다 밤 10시경에 전영민씨가 38.5cm 토종붕어를 낚았다. 12시에는 김선태씨가 잉어와 토종붕어 34cm를 연거푸 올리며 손맛을 만끽했다. 그 후에는 입질 받는 사람이 없었다.
생각보다 저조한 조과에 실망. 현지꾼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용석리보는 뽕나무 열매인 오디가 열리고 물속에 수초가 자라날 때인 5월 중순 이후가 적기라고 했다. 아름다운 강에서 씨알 좋은 강붕어 구경한 것에 만족하며 6월 초에 다시 찾으리라 기약하며 서울로 돌아왔다. 

가는길 중앙고속도로 신림IC에서 내려 주천면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약 30분 진행하면 주천면소재지에 닿고 주천면소재지로 건너가는 다리가 주천교이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우회전해 가면 두 번째 보가 우리가 첫날 낚시했던 곳이며, 이곳에서 다시 하류 쪽으로 5km 정도 내려가면 용석리보가 있다. 이동거리는 짧지만 자동차를 타고 가면 많이 돌기 때문에 시간은 제법 많이 소요된다. 내비주소는 주천강 아랫보(영월군 주천면 주천리 335-3), 용석리보(영월군 주천면 금마리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