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_괴산 추산지

내 마음의 평화를 낚다

박 일 객원기자

‘나에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이라는 동요의 상상 속 이미지와 비슷한 시골 마을, 야트막한 산등성이 아래로 시냇물이 흐르고 그 아래로 초여름 풍경에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호수가 충청북도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있다. 충청북도 괴산군 불정면에 있는 추산저수지다.
필자는 아주 오래전 추산지가 무료터였을 때부터 연례행사처럼 추산지를 찾았다. 평화롭고 경치가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항상 씨알 좋은 붕어 마릿수 조황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올봄 내가 다닌 출조길은 전체적으로 조황이 좋지 않았고 이 황당한 불황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선택한 곳이 언제나 마릿수 조황을 보여주었던 추산지다.
5월 1일 몇 년 만에 다시 추산지를 찾았다. 관리형 낚시터이긴 하지만 그 흔한 접지좌대 하나 없는 자연 저수지 그대로인 곳이다. 만수면적 3만6천평의 준계곡형 저수지로 만년지 또는 불정지라고도 불린다. 주말이라 그런지 제법 꾼들이 많았는데 만수 상태로 상류 수초지대와 수몰나무가 듬성듬성 잠겨 있는 길가 중상류 지역에 대부분의 낚시인들이 있었다. 진입이 편한 도로변엔 빈자리가 없어 우리는 건너 산 아래 과수원 포인트로 이동하였다.

▲산지 상류 과수원 밭에서 바라본 도로변 풍경. 울창한 나무로 그늘이 져 한낮에도 시원하게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이다.

▲ 밤새 꽝을 치다 아침 나절에 월척 떡붕어를 낚아든 박동일씨가 기뻐하고 있다.

▲염칠규씨의 마릿수 조과. 떡붕어가 주종이었다.

▲추산지의 아침 풍경.

고즈넉한 밤, 환상적 찌올림
추산지는 떡붕어와 토종붕어가 함께 낚이는데 떡밥 운용에 따라 어종을 선택해서 낚을 수 있다. 글루텐떡밥을 쓰면 떡붕어가 잘 낚이고 토종붕어를 낚으려면 옥수수나 지렁이, 신장떡밥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취재일 하룻밤 낚시를 한 결과 일행들이 고른 손맛을 볼 수 있었다. 초저녁에 활발한 입질이 왔고, 밤에도 심심하지 않을 정도로 입질이 들어오다 새벽에 왕성한 입질을 보여주었다. 토종붕어 씨알은 7~9치가 주류를 이루고, 떡붕어는 30cm가 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행 중 글루텐떡밥낚시를 한 염칠규씨는 30cm가 넘는 떡붕어로만 15수를 낚았으며, 옥수수와 지렁이만 사용한 박동일씨는 7~9치급 토종붕어로 8수 정도 낚았다.
추산지는 전형적인 계곡지지만 최상류는 수심이 얕고 수초와 수몰나무가 발달해 있어 3월 초부터 붕어가 낚이기 시작한다. 그러다 5월에 들어서면 떡붕어가 함께 낚이기 시작한다. 5월 중순경이면 배수가 시작되고, 조황은 잠시 주춤하였다가 수위가 안정되면 중하류권 2.5~3m 수심에서 조황이 살아난다.

여름에는 잡어 극복이 조과의 열쇠
맑은 물색 탓에 밤에 좋은 조황을 보이며 깊은 수심에서 솟구치는 찌올림이 환상적이다. 하지만 여름으로 갈수록 피라미, 참붕어, 동자개 등 잡어 성화가 심해지는데, 잡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좋은 조과를 올릴 수 있는 비결이다. 피라미 성화가 초저녁까지 이어질 때는 늦은 밤부터 낚시를 시작하여 동이 틀 때까지 집중하는 게 좋다는 게 단골낚시인의 말이다. 미끼는 떡밥을 단단하게 개어 사용하는 게 잡어 극복요령이다. 그리고 장마철 큰물이 지고 나면 또 한 번 피크가 오는데, 이때는 무넘기 너머 목간통에서도 월척이 잘 낚이는 특징이 있다. 
갈수기에는 도로변 중류부터 하류에 있는 관리사무소 주변까지 앉을 수 있고, 건너편 무넘기부터 산 밑으로 이어지는 포인트에서는 한적하게 밤낚시를 즐길 수 있다. 산 밑은 관리소에서 배로 실어다 준다. 뱃삯은 1인 5천원. 입어료는 1만5천원이다.

가는길 중부고속도로 대소IC를 나와 대소~금왕을 거쳐 음성까지 간다. 음성읍에서 ‘괴산, 수안보’ 방면 516번 지방도로를 이용해 약 11km 가다가 추산초등학교 푯말을 보고  2km 정도 오르면 추산지 제방이다. 내비에는 추산지 혹은 괴산군 불정면 추산리 9-1 입력.  관리소 043-833-7866, 010 -8829 -78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