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_포항 영일만 뜬방파제

4월부터 시작되는

왕문어 대소동

손웅 포항, 한국프로낚시연맹 경북지부장

포항 영일만항 뜬방파제에서 대문어가 낚인다는 사실을 아는가?
문어는 평소 깊은 바다에 머물다 3월 초면 내만으로 나온다. 그리고 산란을 마치고 5월 말이면 다시 깊은 바다로 사라지는 걸 반복하고 있다. 나는 5년 전 이곳에서 대문어가 낚인다는 사실을 안 뒤로 매년 문어낚시를 해오고 있다.
3월 한 달은 문어 금어기라 우리는 4월 1일부터 두 달 동안 문어낚시를 즐기고 있다. 4월 초에는 세 번 출조하면 두 번은 꽝을 치고, 4월 중순이 넘어가면 세 번 중 두 번은 낚을 정도로 확률이 높아지는데 낚이기 시작하면 평균 3~7마리 정도는 낚는다. 문어는 3~6kg짜리가 주종이며 작년 봄에는 18kg의 대왕문어까지 낚은 걸 직접 목격하였다.
이 사실은 아직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현지에서도 소수만 쉬쉬하며 낚고 있다. 참고로 찬바람이 부는 11월이면 300g~1.5kg짜리 돌문어가 낚이기 시작해 겨우내 잡히다 대문어 출현 시기에 맞춰 사라진다.

▲영일만 뜬방파제에서 6kg짜리 대문어를 낚은 필자. 이 정도면 2명이 끌어올려야 한다.

▲조도행(포항)씨가 필자가 낚은 6kg짜리 대문어를 들어보이고 있다.

▲ 필자가 반짝이를 만들고 있는 모습.

▲갸프로 대문어를 걸어 올리고 있다. 올라오는 도중 벽에 붙지 않도록 신속하게 올려야 한다.

혼자 낚은 게 6kg 포함 네 마리
4월 7일 일요일 집에서 쉬고 있는데 고등학교 선배가 영일만 뜬방파제에서 대문어를 4마리나 낚았다고 전화를 했다. 곧바로 장비를 챙겨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한리 영일만항으로 차를 몰았다. 배를 타고 뜬방파제에 도착하니 일요일인데도 그 긴 방파제(총 4km)에 낚시인은 몇 명 없어 썰렁하였다.
선배들은 문어 다리를 잘라 데쳐주고 문어라면까지 끓여주었다. 오후에 선배들은 휴식을 취했고, 나 홀로 서너 시간 낚시를 하여 4마리를 낚았는데 최고 6kg까지 올리는 데 성공하였다. 문어는 동이 튼 직후 2~3시간, 해 지기 전 1~2시간이 피딩타임이다. 그런데 한낮에도 마릿수로 나오는 걸로 보아 많은 개체수가 많이 들어와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당분간 대문어 낚는 재미로 시즌을 보낼 것 같다. 

뜬방파제 문어 채비는?
문어채비는 두 가지다. 하나는 남해 선상낚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루어낚시 채비로, 반짝이 아래에 왕눈이 에기를 2~3개 정도 달고 그 아래에 30~40호 봉돌을 연결하는 채비다.
또 하나는 어부들이 사용하는 생미끼 채비다. 게루어(인조 게 아래에 바늘이 삼지창 모양으로 생긴 루어)에 돼지비계를 달아 문어를 유혹한다. 나는 두 가지 채비를 모두 자작해 쓰고 있다.   
왕눈이를 사용한 루어낚시는 방파제 직벽을 따라 이동하며 노리기에 적합한 공격적인 낚시이고, 게루어를 이용한 생미끼낚시는 한 자리에서 비계의 냄새로 유인하는 수동적인 낚시이다. 루어낚시는 마릿수가 좋고 생미끼 낚시는 굵은 문어가 잘 잡히는 특징이 있다. 
낚시를 할 때에는 방파제 직벽에 붙여 채비를 바닥까지 내린 다음 들었다 놨다 반복하며 입질을 기다린다. 낚싯대를 드는 순간 묵직한 느낌이 들면 문어가 미끼를 덮친 것이다. 이때 조금이라도 늦춰줬다가 큰 빨판이 바닥에 붙기라도 한다면 놓치기 십상이다. 따라서 최대한 빨리 강제집행으로 올려야 낚을 수 있다. 가프(낚시점에서 판매한다)는 필수로 챙겨가야 한다.
문어낚시에는 강한 장비가 필요하다. 심해선상용 우럭대나 지깅 로드에 베이트릴을 사용한다. 원줄은 PE 3~5호를 사용하고 있다.
포인트는 따로 없이 뜬방파제 전역에서 낚인다. 도착하면 처음에는 루어낚시로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탐사해야 한다. 여러 사람이 조를 나눠 탐색하면 유리하다. 그런데 4~5kg만 되어도 혼자서는 올리지 못하므로 2인1조로 다녀야 한다. 6kg 이상은 3명이 붙어야 올릴 수 있다. 걸면 갸프로 찍어 신속하게 올려야 하는데 올라오다 문어 빨판이 벽에라도 붙으면 십중 팔구 놓친다.
조황문의 포항 영일만 25시낚시 054-252-2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