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_대호

870만평 기지개 켜다

출포리권이 봄 조황 견인

김철규 호봉레저, 쉬리피싱, 탑레져, 토코떡밥 필드스탭

올봄 중부지방에서 최고의 호황터를 꼽는다면 대호와 삽교호다. 특히 대호는 얼음낚시 막바지에 무장리수로에서 마릿수 호황을 보이더니 해빙 직후 무장리-출포리-해성리로 이어지는 출포리권에서 월척급이 마릿수로 쏟아지고 있다. 2~3일 간격으로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고 있는데,  호황인 날에는 혼자서 준척 월척으로 40~50마리씩 낚은 사람도 많다.

지난 2월 27일 찾은 곳은 요즘 가장 핫하다는 대호, 그중에서도 최상류 지역인 출포리권이었다.
연휴를 맞아 봄붕어 상면을 위해 출조한 조사님들로 대호만은 물론 서산의 성암지, 중왕리수로, 양대리지(모월지). 팔봉수로 등 웬만한 곳은 양어장 수준으로 많이 앉아 있었다. 조우들의 정보를 통해 그중 최고의 호황터로 대호 출포리를 점찍어 놓았기에 이른 새벽 집을 나서 대호만에 도착했다. 아직 어둠이 걷히지도 않았는데 텐트에서 자고 있던 전기훈(쩐프로)씨를 깨워 포인트에 대한 설명을 듣고 부들과 갈대가 병풍처럼 드리운 둠벙처럼 생긴 곳에 자리를 잡았다.
대호만은 다목적 수자원과 농경지를 확보하기 위해 1984년 서산시 대산읍 화곡리와 당진군 석문면 교로리의 바다를 메워서 만든 초대형 간척호다. 그 수면적이 무려 870만평으로 부남호의 2배, 부사호의 7배에 달한다. 영암호와 금호호가 생기기 전에는 우리나라 최대의 간척호수였다.
대호만은 방조제부터 오른쪽 최상류인 서산 성연면 무장리까지 약 16km, 왼쪽 최상류인 당진 정미면 옥현리까지 약 14km의 물길을 이루고 있으며, 인근에 있는 보덕포수로나 삽교호 또는 평택호처럼 수심이 깊지 않고 수초가 발달되어 있어 붕어 서식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에 따라 봄철은 물론 얼음낚시까지 1년 내내 출조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 대호 출포리 부들밭에 저녁노을이 지고 있다. 아침 2시간이 1차 피딩타임이라면 해거름 2시간은 2차 피딩타임이다.

▲드론으로 촬영한 출포리 연안낚시 취재장소.

▲출포리 상류에서 보트낚시로 33cm 월척을 낚은 인천낚시인 박종수씨.

▲전기훈(쩐프로)씨가 출포리 하류권 본류 연안에서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 출포리 상류의 보트낚시. 한낮에는 밀생한 부들밭 안쪽에서 입질이 잦았다. 다만 붕어 씨알은 아침에 잘 낚이는 부들 언저리보다 잘았다

▲ “대호 붕어 힘이 더 좋아졌어요.” 하남 미사지구에서 온 이영운씨의 씨알 자랑.

▲1m 수심의 부들밭에 들어간 보트낚시인이 허리급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 한 낚시인의 1박2일 조과. 입질이 잦은 날에는 40~50마리씩 낚은 사람들도 많았다. 낮에는 지렁이, 밤에는 글루텐이 잘 먹혔다.

겨울에는 당진포리, 봄에는 출포리
대호의 초봄 물낚시 스타트는 서쪽 최상류인 무장리-해성리-출포리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대호는 상류권으로 두 개의 큰 물줄기를 가지고 있는데, 동쪽은 당진권, 서쪽은 서산권이다. 동쪽 상류는 당진포리와 도이리가 양쪽 연안을 이루고 있는데 통칭 ‘당진포리권’으로 부르며, 서쪽 상류는 무장리와 해성리, 출포리가 양쪽 연안을 이루고 있는데 통칭 ‘출포리권’으로 부르고 있다. 해마다 보면 가을 이후 막바지 물낚시와 얼음낚시는 당진포리권이 우세하고, 해빙 직후 초봄 물낚시는 출포리권이 우세하다. 
이번에 출조한 출포리권은 통상 보트낚시를 많이 하는 출포리 부들밭에서 하류 쪽으로 1km 내려온 곳인데 대요수로 맞은편에 해당되며 대호지면사무소와 인접해 있는 곳이다. 이곳은 도로와 포인트 사이에 논이 있어서 약 50m 걸어서 접근해야 했다. 수초가 발달해 있는 곳에서는 직공낚시를 하고 그 외의 지역에서는 스윙낚시가 가능한 곳이다.
필자가 출조하였을 때는 수초가 잘 발달되어 있는 좋은 포인트에는 이미 자리가 없었고 둠벙 형태의 포인트에 빈자리가 있어 선택의 여지도 없이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좌대를 설치하고 긴 대와 짧은 대를 섞어 2.0칸부터 4.2칸까지 모두 12대를 편성하여 지렁이와 어분글루텐을 미끼로 달아 붕어를 유혹해 보기로 하였다. 수심은 1m 전후로 적당했으며 멀리 수초까지는 찌가 닿지 않아 밑걸림도 없어 대편성을 하기에는 어렵지 않았다.
해가 떠오르자 주변에서 직공낚시를 하던 분들이 연이은 입질을 받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필자에겐 입질이 없다. 붕어들이 수초 속에서만 먹이활동을 하는 것 같았다.
약 1시간 낚시를 했지만 별다른 입질이 없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작은 도랑을 가운데 두고 하류권은 부들이 밀생하여 직공낚시가 주로 이루어지고 있었고 상류권은 듬성듬성 군락을 이루며 모여 있는 갈대와 부들 앞으로 스윙낚시를 주로 하고 있었다.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고 자리에 앉아 집중하던 오전 8시 20분쯤 중앙에 있던 찌가 멋지게 솟아 올라왔다. 챔질에 성공하여 저항하는 녀석을 제압하여 들어 올리니 28.5cm의 준척 붕어가 수줍은 듯 모습을 보여 주었다. 첫 붕어를 낚아내고 내심 기대를 가졌지만 더 이상의 입질은 없이 시간만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하류권의 직공 포인트에서는 계속 입질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때 상류권 갈대수초 앞에서 낚시를 하던 원혜제(술따라)씨가 철수한다고 하여 조우들의 도움을 받아 내 장비를 모두 옮겨서 재설치를 하였다. 중간 갈대 앞으로는 짧은 대를 이용하여 갈대에 바짝 붙이고 그 옆의 부들이 있는 곳으로는 4칸대 이상 긴 대로 찌를 세웠다. 어느덧 해가 서산을 넘고 있었다. 봄철의 대호는 밤낚시가 되지 않는다기에 초저녁 낚시만 조금 하고 쉬기로 하였는데 밤낚시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멋진 입질을 받았다. 글루텐을 먹고 올라온 붕어는 32cm 월척 붕어였으며 그 후 준척 붕어가 한 수 더 나왔다.
밤 11시에 일부 낚싯대만 남겨둔 채 차로 들어가 휴식을 취하고 새벽 4시 30분에 다시 자리로 돌아오니 3대의 찌가 이동하여 있었고 그중 한 대는 갈대를 감아놓았다. 붕어들은 새벽에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낚시를 시작하자 날 밝을 때까지 입질이 없었다. 해가 비치기 시작하자 비로소 찌가 솟아오르기 시작하였다. 여러 낚싯대에서 골고루 입질이 들어오는 것이었다. 약 1시간가량 집중된 소나기 입질로 10수가 넘는 붕어를 낚아낼 수 있었다. 아침 9시가 지나면서 다시 소강상태로 들어갔다.

2~3일 간격으로 호황과 불황 반복
나는 하루 더 밤낚시를 했지만 밤 9시 딱 한 번의 입질로 준척 붕어를 낚은 것 외에는 입질이 없었다. 다음날 새벽 5시에 일어나 아침 골든타임을 기대했지만 전날과 달리 입질은 뜸했다. 아마도 영하권의 추위가 밀려오면서 붕어들의 활동이 뜸해진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인 3월 2일 현장에 남아 있던 지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내가 철수한 후 하루 종일 입질을 받아 50수 이상의 붕어를 낚았다는 것이다. 토요일인 이 날은 대호 전역에서 엄청난 호황이 터져 40~50마리씩 낚은 낚시인들이 허다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요일부터 한풀 꺾인 조황은 월요일인 3월 4일부터 침체국면에 접어들었는데, 3월 9~10일 주말에는 또 월척급이 마릿수로 낚이는 호황을 보였다. 이런 호황과 불황은 2~3일 주기로 반복되기 때문에 언제 또 소나기 입질이 전개될지 알 수 없다. 
대호만의 붕어들은 아직 산란을 준비하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날씨가 예년과 달리 포근하여 조만간 산란을 위해 수초 속으로 몰려들 것이라는 예측은 쉽게 할 수 있었다. 
취재장소 내비게이션 인접주소는 당진시 대호지면 날개로 172-16

대호방조제와 삼길포

대호방조제가 준공되기 전에는 대산면 화곡리의 삼길포, 운산리의 횟개, 지곡면 대로리의 날개 등은 실치, 바지락, 망둥이잡이로 중요한 어촌이었다. 지금은 삼길포만 어촌으로 존속하고 있다. 대호방조제가 시작되는 삼길포는 우럭, 실치, 간재미, 대하 등 각종 수산물이 풍부하여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매년 10월에는 ‘삼길포 우럭 축제’가 개최된다. 삼길포항에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운영하는 농어민교육복지센터, 대호암반해수탕, 대호환경농업시범단지 등이 위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