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_하동 원동소류지(상보소류지)

비장의 겨울붕어터

봄소식 활짝

정국원 객원기자, 은성사 필드스탭

올 겨울은 날씨가 많이 따뜻한 편이어서 물낚시가 가능한 곳이 많았다. 그런데 비와 바람이 잦아 낚시를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월 19일 주말에도 비 소식이 있었지만 늘 함께 다니는 로즈피싱클럽 회원들과 경남 하동군 진교면 고룡리에 있는 원동소류지(상보소류지)로 갔다. 진교면소재지에서 남쪽으로 5분 거리의 지척에 있어 찾기 쉬운 곳이다.
경남지방에서는 한겨울에는 바닷가에 위치한 남해도나 하동, 고성 지역을 찾아야 물낚시를 즐길 수 있다. 원동소류지는 2천평 남짓 되는 소류지로 특이하게도 전역이 4m 정도로 깊은 수심을 보이는 곳이다. 특히 양지바른 곳에 위치해 있어 겨울에도 잘 얼지 않는다. 도로가에 있지만 낚시인들의 손을 타지 않은 곳이다. 오래전 봄철에 내가 41cm 붕어를 낚은 적 있으며 작년 여름에도 한 차례 찾아 마릿수 손맛을 본 경험이 있다.
해마다 겨울이면 원동소류지는 수위가 많이 줄어든다. 물을 빼고 마을에서 그물로 물고기를 잡아 동네잔치를 벌인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막상 낚시를 해보면 출조 때마다 많은 어자원을 확인할 수 있다. 저수지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물이 많이 빠져 있었다. 저수지를 한 바퀴 돌며 수심 체크부터 해보았다. 상류는 50cm, 중류와 제방은 80cm 정도의 수심을 보였다. 물색은 탁해져 있어 하룻밤 낚시를 해보기로 하였다.

▲추위 속에서도 봄을 알리는 꽃망울이 올라오고 있다.

▲철수 전 이용태 회원이 준척붕어를 낚아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추위 속에서 손맛을 안겨준 붕어들.

▲제방 우측 모서리에서 바라본 원동소류지.

생각보다 많이 빠진 수위에 당황
우리는 수심이 다소 깊은 제방과 하류 쪽에 자리하였다. 나는 제방 정중앙에 자리를 잡았다. 낮에 라이징을 하거나 군집을 이루어 회유하는 붕어가 포착되었으나 낮에는 입질이 없었다.
밤이 깊어가고 밤 10시쯤 첫 입질이 들어왔다. 좌안 중류에 자리한 허명석(하늘염소) 회원이 낚은 8치급 붕어를 필두로 필자도 제일 긴 6칸대에서 입질을 받아 9치급 붕어를 낚았다. 한 시간쯤 전역에서 입질이 나타나 회원 모두 1~3마리씩 낚을 수 있었다. 11시가 지나자 다시 소강상태를 보였다. 자정이 지나자 다시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이 잡히기 시작하여 낚시를 중단하고 텐트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날이 밝아 눈을 떠보니 중하류권은 다 얼어 있었다. 우리는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렸다. 해가 뜨고 기온이 오르자 얼음이 녹아내리기 시작하였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낚싯대를 접으며 철수 준비를 하는데 필자 우측에 자리한 이용태(가락꾼) 회원이 9치급 붕어를 올리며 마지막을 장식하였다. 새벽에 얼음이 잡히지 않았더라면 좋은 조과를 거두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돌아오는 내내 들었다.
원동소류지는 몇 년 전 마을에서 메기를 키웠고 아직도 메기 자원이 많이 남아있다. 새우나 참붕어 미끼를 사용하면 메기가 심심찮지 않게 잡힌다.

가는길 남해고속도로 진교IC 톨게이트를 빠져나오면 진교면소재지. 진교면소재지 외곽도로를 지나가다 진교교차로에서 진교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한 뒤 하평삼거리를 지나 계속 가면 고룡천을 지나는 고룡교에 닿는다. 다리를 건너지 말고 우측으로 빠진다. 고룡천을 좌측에 두고 600m 가다 작은 다리를 건너 들어가면 좌측에 원동소류지가 보인다. 내비주소는 경남 하동군 진교면 고룡리 73.

원동소류지의 피크는 봄이다

7~8치급으로 마릿수 재미를 볼 수 있는 원동소류지는 붕어 산란철인 봄이 되면 낚이는 씨알이 달라진다. 연중 피크인 4월 1일부터 5월 말까지는 월척이 흔해지고 4짜 초반까지도 낚이는 대물터로 변모한다. 양수형 저수지여서 배수기에도 물이 많이 빠지지 않아 만수위 상태 평균 수심 4m에서 대물 손맛을 만끽할 수 있다. 새우나 옥수수 미끼에 굵은 붕어가 낚인다. 포인트는 전역이며 대물 출현 시간대는 자정부터 동트기 직전까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