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영암·금호호를 주목하라
②베일 벗은 석계수로
배 타고만 갈 수 있던 곳, 육로 뚫리자 월척 펑펑
1447만평 영암호의 많은 지류 중에서 길이 너무 험해 배를 타고 가야만 하던 수로가 구성수로와 석계수로다. 진입만 하면 조황은 확실하다는 그곳. 그중 석계수로의 육로 진입로를 최근 광주 한마음낚시클럽 회원들이 개척했다.
서성모 기자 blog.naver.com/mofisher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뻗어 있는 석계수로. 이런 갈대 포인트가 최하류까지 5km나 이어져 있다.
영암호 남쪽 연안 최하류에 있는 석계수로. 그곳의 호황은 소문 날 일이 없었다. 진입루트를 개척한 광주 한마음낚시클럽 회원들만 매주 출조해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12월엔 하루에 7마리의 월척이 낚이기도 했다.
전남 해남군 산이면 덕송리에 있는 석계수로는 약 5km 길이의 수로다. 하류에서 첫 번째 수로가 구성수로, 두 번째 수로가 석계수로인데 두 곳 모두 길이 험해 갈 수 없었던 곳이다. 몇몇 낚시인들은 영암호 좌안 중류의 대불포구에서 배를 타고 진입해 낚시를 해왔다.
지난 2월 28일 한마음낚시클럽은 이 비밀스런 장소에서 시조대회를 열고, 갓낚시 창안자인 허송세월클럽 서찬수 회장 일행과 기자를 초대했다.
석계수로는 진입 기점인 해남군 산이면 덕송리의 지산마을버스 정류장에서 꼬불꼬불한 농로를 타고 500m 가량 가야 상류에 닿을 수 있었다. 어떻게 진입로를 찾았을까?
▲“석계수로에서 월척을 못 보여 드리다니…” 김철 회장이 새벽녘에 낚은 9치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진입로 개척해 3개월간 재미 봤소”
길 안내를 위해 미리 지산버스정류장 앞에 나와 있던 최재호 회원이 진입로를 개척한 주인공이었다. 그는 이곳 해남이 고향이다. “그동안 석계수로 붕어자원은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진입로를 찾고 싶었어요. 그런데 인터넷의 위성사진을 자세히 보니까 도보로 가로질러 갈 수 있는 길이 어렴풋이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작년 말에 삼십분 가량 산을 넘는 길을 찾아서 결국 수로에 도착했죠. 둘이서 겨울 밤낚시를 했는데 월척 네 마리를 낚았습니다.” 그는 나오면서 차가 다닐만한 길을 찾고 또 찾아 진입로를 만들어냈다. 그 뒤로 석계수로는 한마음낚시클럽의 주말 출조지가 됐다. 11월 말부터 2월 말
까지 3개월간 석계수로를 찾은 회원들은 갈 때마다 월척을 2~3마리씩 낚았고 12월 말엔 3명이 출조해 8마리의 월척을 낚기도 했다. 가장 큰 월척은 34cm. 하지만 그들을 매료시킨 것은 석계수로 붕어 특유의 힘이었다. 김석대 회원은 “수심이 두 자 조금 넘는 포인트가 대부분인데 월척을 걸면 어찌나 힘을 쓰는지 낚싯대를 세우다가 삼번대를 두 번이나 해먹었습니다.”하고 말했다.
◀ 연안을 따라 갈대가 무성하게 자라 있는 석계수로 상류.
석계수로 상류의 폭은 30m, 연안에 갈대와 군데군데 부들이 있다. 이런 수로가 하류로 5km까지 펼쳐져 있다고 한다. 서찬수 회장이 수로를 보더니 “참 멋지네요. 이런 곳을 가깝게 두고 있는 호남 낚시인들이 부럽습니다.”하고 감탄을 했다. 서
회장과 함께 온 밀양 낚시인들은 낚시터를 보자마자 대를 펴기에 바빴다.
해거름과 새벽, 새우에만 낚인다
밤에는 입질이 없었다. 아침 조황도 어찌된 이유에서인지 부진했다. 8~9치 붕어가 한두 마리씩 낚였지만 소문대로의 조황엔 턱도 없다. 붕어를 보니 체고가 높고 비늘이 까끌까끌한 게 간척지 붕어다웠다. 김규조 부회장은 “역시 대회가 열리면 소란스러워 그런지 조황은 떨어지는데요. 이럴 줄 알았으면 회원들 보고 좀 더 하류로 내려가 보라고 할 걸 그랬습니다.”하면서 아쉬워했다.
석계수로는 현재 한마음낚시클럽 회원들이 상류만 포인트로 개발한 상태다. 상류에서도 붕어가 잘 낚이고 하류까지는 걸어서 50분이나 걸리기 때문에 굳이 상류를 벗어날 필요를 못 느꼈다고 한다. 아침 조황을 촬영하기 위해 상류를 둘러보았는데 보트 두 대가 떠있었다. 조황 소문이 이미 퍼져 포인트 이동이 자유로운 보트 낚시인들은 이미 석계수로를 찾고 있었다.
김철 회장은 “이곳은 사월 이후 농번기엔 길을 막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삼월말까지 부지런히 다닐 생각입니다. 삼월 중에 분명 우리도 못 만났던 호황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하면서 앞으로의 조황을 전망했다. 한마음낚시클럽 회원들의 경험담을 토대로 정리해본 석계수로의 낚시요령은 다음과 같다.
①12월 중순까지는 밤낚시가 됐으나 겨울엔 새벽과 해질 무렵에 입질이 집중됐다. 낮에 출조하더라도 오후 4~5시는 꼭 노려봐야 한다. ②긴 대보다 짧은 대에 입질이 많다. ③새우가 최고의 미끼(부드러운 백새우가 가장 좋다). 머리를 까서 쓰는 게 입질이 빨랐다. ④찌를 끝까지 올리므로 여유 있게 챔질해도 늦지 않다. ⑤영암호의 수문 방류 때문에 수위가 하룻밤새 5cm 정도 줄거나 늘지만 조황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영암호 중에서 최고의 포인트입니다. 최재호(좌), 최종원 회원이 석계수로의 조과 앞에서 엄지손가락을 내어 보이고 있다.
가는 길 길이 복잡해 한 번 가보아도 헷갈릴 정도다. 영암방조제를 건너 갈림길에서 좌회전해 10여 분 가면 산이삼거리다. 좌회전해 1분 정도 가면 우측에 지산마을버스정류장이 보이는 삼거리. 좌회전하면 도로 좌측에 버스정류장이 또 보이는데 그 사잇길로 진입한다(그 뒤로 갈래길이 여러 개 나오는데 수로까지 5분 정도 걸린다). 그 후 첫 갈래길에서 비닐하우스를 끼고 우회전한 뒤, 곧이어 마을 앞 갈래길에서 우회전, 다음 갈래길에서 또 우회전하면 멀리 흰색 원기둥 창고가 보이는 오르막길이다. 원기둥 창고 앞에서 우회전한 뒤 만나는 갈래길에서 좌회전-좌회전(컨테이너 보임)-우회전(컨테이너 보임)-좌회전하면 약간 넓은 공터가 보이고 150m 전방에 수로가 보인다. 진입로가 매우 험하므로 승용차는 공터에 주차하고 지프만 진입한다.
■ 전국낚시지도 316p C3 아이코드 370-192-2234(지산마을 버스정류장), 387-030-2234(수로 앞)
영암호의 다른 수로 조황은?
2월 말까지 상류 연구수로, 미암수로가 호황을 보였으나 3월에 들어서는 오히려 조황이 부진한 상태다. 연구수로와 미암수로는 아침 수초직공낚시에 월척과 7~9치 붕어가 잘 낚였었다. 3월 중순 현재 교통이 편리한 대불수로를 많이 찾고 있으나 씨알이나 마릿수는 떨어지는 편. 광주 무지개조우회 조성흠 고문은 “오복수로나 문수포수로처럼 큰 가지수로들은 3월이 본격 시즌이다. 올해는 시즌이 좀 늦은 편인데 밤낚시가 잘 될 때 호황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