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기 물낚시 전략
2. 지렁이 미끼 사용법
한 마리 돌돌 말아서 작게
신동현 객원기자, 강원산업·수정레저 필드스탭
해빙기는 얼음이 녹아 물낚시가 시작되는 시기를 말하며 지역에 따라 2월 초순부터 3월 초순을 해빙기 낚시 시즌이라고 보면 된다. 해빙기는 연중 수온이 최저로 떨어질 때라 붕어의 활성도도 극히 낮지만 붕어의 생체리듬상 산란을 준비하는 시기라서 수온에 상관없이 왕성한 먹성을 보이기도 한다.
해빙기에 가장 위력을 발휘하는 미끼는 지렁이다. 지역 특성상 잘 듣는 미끼가 따로 있을 수 있지만 지렁이는 전국 공통적으로 초겨울부터 봄까지 제일 많이 사용하는 미끼다. 해빙기에 지렁이 미끼가 유리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제일 큰 이유는 먹기 부드러워서 저활성의 붕어도 쉽게 삼킨다는 것, 그리고 살아서 움직이는 동작과 특유의 냄새가 산란을 준비하는 붕어의 식욕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해빙기엔 지렁이를 여러 마리 꿰지 말고 한 마리만 꿰는 게 좋다.
산란기와 해빙기의 지렁이 사용법 달라
지렁이 미끼는 계절에 따라 사용하는 방법이 달라진다. 입질이 왕성하게 살아나는 3~4월 산란기 이후에는 여러 마리 꿰기를 한다. 이 방법은 붕어의 활성도가 좋을 때 쓰는 방법이다. 그에 반해 해빙기 때는 붕어의 활성도가 낮기 때문에 한 마리 꿰기를 한다.
필자는 지렁이를 고를 때 해빙기엔 작은 지렁이를 고른다. 큰놈이나 중간 크기보다 작은 지렁이를 한 마리나 두 마리 작은 바늘에 꿰어 사용한다. 지렁이를 바늘에 꿸 때 지렁이 대가리 위쪽부터 꿰어 지렁이 몸통 중앙으로 바늘을 한번 통과시켜 꼬리 쪽으로 바늘을 꿰어 마무리를 하여 지렁이가 길게 늘어지지 않고 바늘에 뭉쳐지게 꿰는 방법을 사용한다.
특히 지렁이를 바늘에 꿸 때 환대 부분에 바늘이 통과하지 않도록 꿴다. 환대가 손상되면 지렁이가 빨리 죽기 때문이다. 지렁이 미끼를 사용할 때 또 중요한 점은 지렁이가 물속에서 싱싱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수시로 새 지렁이로 바꿔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낮은 수온에 활성도가 떨어진 붕어의 식욕을 자극할 수 있다.
지렁이가 파고들지 않도록 잦은 캐스팅
그리고 저수지와 수로에서의 낚시방법이 약간 다르다.
먼저 저수지의 해빙기낚시는 상류 수초대는 과감하게 포기하고 깊은 중하류를 노린다. 상류 수초대는 산란기 때 좋은 장소이며 해빙기 때는 아직 물색이 맑고, 붕어들의 활동 폭도 적어 상류까지 움직이기를 꺼려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수심이 깊은 하류나 제방 가까운 곳의 수몰나무나 말풀수초대를 노리는 방법이 좋다. 이런 포인트를 잡아 외바늘채비에 지렁이 미끼를 사용하면 붕어의 입질을 쉽게 받을 수 있다.
한편 수로에서 낚시할 경우에는 저수지와 달리 물색이 탁한 곳을 선정해야 한다. 물색의 탁도가 받쳐주면 한겨울에도 붕어가 낚이는 곳이 수로다. 수로는 밤낚시가 잘 안 되므로 주로 낮낚시 위주로 하는데, 햇볕이 좋은 날에는 수심이 얕고 연안에 수초가 있거나 바닥에 말풀이 자라는 곳을 노려 지렁이 미끼를 사용하면 된다.
이 시기에는 이른 아침보다 해가 떠서 수온이 올라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낚시에 집중하면 좋은 조과를 기대할 수가 있다.
수초가 없는 맨바닥에서 낚시할 때는 수심이 깊어지는 경사도가 시작되는 곳에 지렁이 미끼로 쌍바늘채비를 넣으면 깊은 곳에 은신하는 붕어가 경사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지렁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해빙기에 지렁이 미끼를 사용할 때는 지렁이가 펄이나 수초 속으로 파고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직공낚시를 할 때는 고패질을 해주고 스윙낚시를 할 때는 채비를 꺼내 다시 던져주는 것도 붕어의 입질을 받는 데 도움이 된다.
▲ 살얼음 위로 끌려 나오는 해빙기 붕어.
지렁이와 바늘 호수
해빙기는 수온과 붕어의 활성도가 낮으므로 바늘 크기와 목줄 길이도 중요하다. 필자는 이두메지나바늘을 많이 사용하는데 해빙기에는 본 시즌보다 작은 걸 쓴다. 산란기에는 이두메지나 14호 바늘에 굵은 지렁이를 여러 마리 꿰고, 해빙기에는 이두메지나 6호와 7호를 사용한다. 그리고 목줄 길이는 시즌 때는 20~25cm 길이로 사용하지만, 해빙기에는 20cm 이하로 짧게 사용하며, 합사를 목줄로 쓸 경우에는 5cm로 짧게 사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