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_정희문의 바다루어 마스터플랜 10
거제바다에
참돔 타이라바가 뜬다
정희문 거제 낚시인, 라팔라 필드스탭
거제도에서 최근 타이라바가 각광받고 있다. 그동안 거제도의 선상루어낚시는 볼락, 무늬오징어, 부시리, 삼치, 호래기 등이 주요 대상어였고 참돔을 대상으로 한 타이라바낚시는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그 중 하나가 대중성의 부족이다. 장비와 루어가 비싸고 배를 타야만 할 수 있는 참돔 타이라바는 ‘먼 바다에서 즐기는 전문 장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선입견 때문에 거제도 참돔 자원이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찌낚시로 노리는 참돔 포인트는 깊어야 20m 내외의 근해이지만 60~80m에 달하는 깊은 수심 속 참돔 자원은 타이라바가 아니면 난공불락이기 때문이다.
▲거제도 참돔 지깅 명소로 떠오른 안경섬 해상.
▲거제 낚시인 신강호씨가 타이라바로 올린 60cm급 참돔을 자랑하고 있다.
▲참돔의 부레를 찔러 공기를 빼내는 피징을 하고 있다.
▲ NS 프로스탭 공근휘 프로의 조과.
조한기 3시간 낚시에 50마리 대박
지난 1월 25일, 거제도 지세포의 주영호를 타고 안경섬으로 참돔 타이라바낚시를 다녀왔다. 거제도의 겨울 참돔 시즌은 1~2월 두 달인데 이때는 참돔들이 60~80m의 깊은 수심에 머무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지세포에서 배로 30분 거리인 안경섬 주변에 이 수심대가 고루 유지돼 최고의 포인트 여건으로 꼽히고 있다.
이날 필자가 사용한 로드는 라팔라 7피트, 원줄은 합사 0.8호, 목줄(쇼크리더)은 3호를 사용했다. 80m에 이르는 깊은 수심을 공략하기 위해 120~150g 타이라바를 준비했다.
오전 썰물 때는 참돔 입질이 미미했다. 본격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들물이 시작되는 오전 10시 무렵. 약 3시간 동안 소나기 입질이 이어져 4명이 총 40여 마리의 참돔을 낚았다. 씨알은 35~50cm가 주종이었는데 요즘 같은 어한기에 대박에 가까운 조과가 아닐 수 없다. 참돔은 이런 씨알이 입질도 왕성하고 마릿수 조과도 탁월한 게 특징이다.
다만 이날은 낚시인에 따라 조과 차가 크게 났다. 참돔 타이라바낚시의 기본인 바닥 감지와 여유 있는 챔질에 서툰 낚시인은 많이 낚지 못했다. 거제권 타이라바는 60~100g의 타이라바를 주로 사용하는데, 겨울 참돔은 바닥 근처에서 입질하므로 바닥을 찍지 못하면 루어가 참돔 시야에서 벗어나고, 장비가 투박하거나 낚시인의 감이 부족하면 바닥을 찍고도 느끼지 못해 밑걸림만 발생한다.
따라서 초보자라면 충분히 무거운 타이라바를 선택할 것을 권한다. 선장이 추천한 무게의 타이라바를 써보다가 영 바닥을 읽는 감이 안 온다면 과감하게 더 무거운 타이라바로 교체해 보는 것이다. 일단 바닥 읽기에 중점을 둔 후 점차 경험이 쌓이면 타이라바 무게를 줄여가는 것이 순서이다.
▲참돔을 걸어 파이팅 중인 낚시인.
▲취재일 사용한 타이라바. 헤드와 스커트를 분리했다가 상황에 맞춰 조합해 쓴다.
▲주영호를 타고 출조한 낚시인들이 올린 조과.
입질 와도 그냥 꾸준히 감는 게 테크닉
둘째로 중요한 게 챔질 타이밍이다. 참돔은 타이라바 루어를 한 번에 무는 게 아니라 타이부터 차근차근 물어 들어오는 습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초리가 휘는 예신이 온다고 해서 바로 챔질하면 걸림에 실패하기 일쑤다. 타이라바로 바닥을 찍은 후 1초에 한 바퀴 정도 릴을 감다가 꾸욱- 꾸욱- 하는 입질이 전달되면 곧바로 챔질하지 말고 계속 릴을 감아준다. 그러면 저절로 후킹이 되면서 참돔이 걸려들게 된다.
올릴 때도 후킹이 됐을 때의 속도와 강도로 계속 릴을 감아올리면 되며 그래야 바늘이 설 걸린 경우에도 참돔이 빠지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펌핑 동작 역시 금물인데 펌핑 과정에 바늘이 빠질 때가 많기 때문이다.
지세포 주영호의 타이라바 선비는 점심식사 포함 10만원. 낚시시간은 8시간이다.
문의 010-5288-1897
참돔 오래 살리려면
피징으로 부레 속 공기 빼내야
요즘처럼 참돔이 깊은 곳에서 갑자기 올라오면 부레가 팽창하면서 고기가 뒤집어진다. 이러면 참돔이 쉽게 죽는데 이때 가는 철사 등으로 부레를 찔러주면 참돔이 정상적으로 헤엄을 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