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_원주 섬강 문막 둠벙

문막IC 10분 거리에

얼지 않는 붕어 둠벙 있다

유영택 PD, 멋진인생 대표

겨울이면 꽁꽁 얼어붙는 섬강 줄기에 부동(不凍)의 둠벙이 있었다. 영동고속도로 문막IC에서 ‘원주문막일반산업단지’ 방면으로 10분 정도 가면 도착할 수 있는 이 둠벙은 규모는 100여 평에 불과하지만 인근 정수장에서 따뜻한 물이 유입돼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규모에 비해 낚시공간이 넓어 20여명은 충분히 낚시할 수 있는 곳이다. 원래는 가시나무 넝쿨로 덮여있어 낚시공간이 한정적이었으나 지난 가을, 하천 정비를 위해 원주시에서 가시나무숲을 제거하면서 낚시공간이 넓어졌다고 한다.
지난 12월 31일 오후 2시경 이곳에 도착해보니 8명의 현지 낚시인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곳을 찾는 낚시인들은 거의 원주시 문막읍에 거주하고 있었다. 둠벙에 도착하니 촬영팀에게 이곳을 소개해준 원주 낚시인 서춘배씨가 “오전까지만 해도 땅이 얼어있었는데 그새 녹아 질퍽인다”며 신발에 잔뜩 붙은 흙을 털어내며 맞이한다.
“이 둠벙은 원주 지역 낚시인들에게는 겨울 보금자리 같은 곳입니다. 평균 씨알은 8~9치급이지만 운이 좋으면 4짜급 붕어까지도 기대할 수 있지요. 겨울에는 밤보다 낮 입질이 활발합니다.”
서춘배씨의 말대로 둠벙은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에 비해 주변이 무척 깨끗했다. 낚시를 마친 후 주변 쓰레기를 말끔히 청소하기 때문이라는데 지역 낚시인들이 이곳을 정말 아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둠벙에 앉아 붕어를 노리고 있는 최재훈씨. 규모는 100평 정도로 작았지만 20명 정도는 충분히 낚시가 가능했다.

▲지렁이 미끼를 물고 나온 얼룩 동사리.

▲최재훈씨가 해 질 무렵 첫수로 올린 7치급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반옥님씨가 초저녁에 올린 붕어.

▲주차 후 천변을 가로질러 둠벙으로 이동하고 있는 최재훈씨.

“낮기온 영상 회복하면 입질 활발”
우리가 둠벙에 도착할 무렵 송이사랑조우회(송이버섯 채취하는 사람들의 낚시회) 회원 3명의 철수 준비가 한창이었다. 겨울에도 출조 때마다 한두 마리씩은 꼭 입질을 해주는 곳인데 오늘은 전혀 반응이 없다며 일찍 철수하는 이유를 밝혔다. 좋은 징조는 아니었지만 함께 간 최재훈씨는 오히려 이 상황이 대반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어쩌면 부진의 끝자락에 우리가 촬영을 온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둠벙으로 접근해 받침틀을 설치하고 낚시를 시작했다. 지렁이를 꿰어 던지자 일명 꾸구리로 불리는 얼룩동사리만 연속으로 입질한다. 다행히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일곱치급 붕어들이 올라와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그러나 밤새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통에 밤낚시는 포기한 채 이튿날 오전을 노려보기로 했다.
최재훈씨의 캠핑카에서 단잠을 잔 우리는 이튿날 아침 둠벙으로 나섰는데, 밤새 추위가 강하긴 강했는지 평소 얼지 않는다던 둠벙의 3분의 2가 얼어버렸다. 최재훈, 반옥님씨 부부의 낚싯대와 찌는 완전히 얼음에 갇히고 말았다. 결국 최재훈씨가 수초제거기를 활용해 얼음 제거 작업에 나선 후에야 간신히 장비와 채비를 얼음과 분리시킬 수 있었다. 오전 내 소란을 떤 때문일까? 낮 12시까지 낚시를 계속 해봤지만 입질은 받을 수 없었다. 결국 우리는 철수 준비를 했는데 낮 1시경이 되자 현지 낚시인들이 한두 명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리와 인사를 나눈 낚시인들은 “요즘처럼 수면이 얼 정도로 추우면 낚시가 잘 안 된다. 며칠 뒤 날씨가 풀리면 그때 한 번 다시 도전해보라”고 권했다. 낮기온만 영상으로 올라가면 충분히 손맛을 볼 수 있다는 그들의 말에 1월 말경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취재협조 이스케이프코리아, AXA손해보험,
나루예, 수창보일러, TORAY

가는길 영동고속도로 문막IC를 나와 첫 번째 교차로에서 좌회전, 문막고등학교 방면으로 직진하면 문막교가 나온다. 문막교를 건너자마자 좌측으로 섬강운동장으로 진입하는 길이 나온다. 이 길로 진입해 강변을 따라 상류로 이동하면 1km 지점에 둠벙이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