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_철원 동송소류지

눈 덮인 둠벙마다

눈빛 고운 얼음붕어

박 일 객원기자

12월이면 매년 북쪽에 있는 강원도 양구나 철원의 소류지에서 가장 먼저 얼음이 얼면서 얼음낚시의 개막을 알린다. 올해도 강원도 산간 소류지에서는 12월 10일 얼음을 탈 수 있었다. 보통 12월 중순경 첫 얼음낚시가 시작되는데 올해는 일찍 찾아온 추위 때문인지 일주일 정도 빨리 얼었다.
12월 9일, 철원에 거주하는 지인에게서 얼음이 얼었다는 소식을 듣고 오후 늦게 철원으로 얼음낚시를 떠났다. 마침 대설주의보가 내린 터라 내일 새벽에 떠나는 것이 불편할 것 같아 일찍 출발한 것이다. 철원 동송읍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새벽에 얼음낚시를 하기로 했다.
가는 길에 예상대로 함박눈이 내렸다. 이날 날씨는 예상보다 따뜻하게 느껴져 얼음 상태가 염려되었다. 우리의 목적지는 철원군과 연천군의 경계에 있는 4천 평 정도 되는 동송소류지다. 철원군 동송읍에서 접근이 용이해 단골낚시인들은 동송소류지라고 부르지만 실질적 행정구역은 연천군에 속한다. 이 소류지는 민통선 내에 있어 지도 검색은 안 되지만 차량으로 진입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소류지로인데 낚시인들의 왕래가 없어 대물 붕어가 많은 곳이다. 눈이 오지 않으면 일반 승용차로도 접근이 가능하지만 눈이 오면 4륜구동차를 이용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함박눈이 내리는 동송소류지에서 올해 첫 얼음 구멍을 뚫고 있는 박동일씨.

▲동송소류지에서 얼음 구멍을 뚫은 뒤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동송소류지에서 낚은 붕어.

▲얼음 위의 간이용 커피포트.

▲겨울철 들녘을 홀로 지키고 있는 허수아비.

▲ 갈대 옆에서 얼음 구멍을 뚫고 채비를 넣고 있는 박동일씨

▲동송소류지 얼음낚시에서 올라온 붕어들.

12월 10일 첫 얼음낚시
동송소류지는 하나의 저수지만 일컫는 지명이 아니다. 이곳에는 500m 거리 내에 둠벙이 모두 네 개 있는데, 크기는 100평에서 500평 사이로 아주 작은 소류지들이다. 아마도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으로 짐작된다. 모든 둠벙에 다 붕어가 있다.
소류지에 도착해보니 둠벙의 얼음 위에는 눈이 하얗게 쌓여있었다. 제일 먼저 얼음끌로 수초에 붙여 구멍을 뚫어 얼음 두께를 재보니 10cm로 낚시를 하는 데는 문제가 없어보였다. 둠벙 옆에 주차를 하고 같이 간 조우 박동일, 남진규씨와 함께 낚시를 시작하였다. 수심은 2~3m. 물색도 좋다.
지렁이 미끼로 낚시를 시작해서 3시간 낚시에 5치부터 턱걸이 월척까지 5수 정도를 낚았다. 미끼는 지렁이를 2~3마리씩 꿰었다. 지렁이가 얼지 않도록 보관에 신경을 써야 하며 수심이 깊기 때문에 안전 확보가 제일 우선되어야 한다.
점심식사 후에는 더 큰 붕어를 노려 인근에 있는 둠벙으로 옮겼는데 이곳에서도 6~9치 붕어 네 마리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오후가 되자 눈보라가 심해져 일찍 철수를 결정하였다.
12월 중순이 지나면 강원도에는 전체적으로 얼음이 안전하게 얼어 낚시할 곳이 많이 늘어난다. 그리고 철원 지방에는 이런 둠벙이 많지만 물이 말라 붕어가 없는 곳들도 많으니 사전에 동송읍에 있는 낚시점을 찾아 고갈여부를 물어보는 것이 실패를 줄이는 방법이 되겠다.

▲4개의 둠벙 중 취재팀이 낚시한 300평 남짓한 둠벙.

▲박동일씨가 눈이 수북이 쌓인 소류지에서 얼음 낚시를 하고 있는 모습.

▲ 얼음 구멍에 세워 놓은 붕어찌.

▲눈에 쌓인 노박나무 열매.

▲9치급 붕어가 얼음구멍에서 끌려 나오고 있는 모습.

가는길 서울에서 구리포천간고속도로 → 송정검문소 교차로에서 좌회전한 뒤 동송읍까지 간다. 이곳에서 대마리 방향으로 1km 가다 학저수지 전차 방호벽을 지나자마자 연천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3km 직진 후 백마고지역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1km 정도 가면 백마고지역 바로 못미처 마을로 들어가는 토끼굴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비포장도로를 타고 200m 후 ‘대성농장’ 푯말을 보고 300m 직진하면 좌측에 둠벙촌이 나온다.
조황문의 철원 동송레저 033-455-9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