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_의성 도경구지
2년간 묵힌 자원, 올해 쏟아내
김기용 울산, 대어를 꿈꾸다 밴드 운영자, 수정레저 필드스탭
9월 22일 포항낚시인들과 함께 경북 의성군 금성면 도경리에 있는 4천평 규모의 도경구지를 찾았다. 준계곡지인 도경구지는 옛날부터 어자원이 풍부하고 대물이 많은 곳으로 잘 알려진 곳인데, 2년 전 준설하였을 때 어자원이 많이 유출되어 한동안 낚시인들의 외면을 받았던 곳이다. 그런데 올 봄부터 다시 4짜급을 비롯한 월척 붕어가 낚이기 시작하였다고 포항에 사는 박상국씨가 알려왔다.
도경구지는 외래어종이 유입되지 않은 토종터로 4월 말경 현지 낚시인이 이곳을 지나다 물색이 좋은 걸 확인하고 낚시를 하여 2박3일 동안 31~37cm 8마리, 41, 44, 46cm 3마리를 낚아왔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낚시인들이 다시 드나들기 시작했다.
8월 중순에는 박상국씨와 이재홍씨가 큰비 후 도경구지를 찾아 오름수위 속에 4짜급 한 마리 외에 월척 5~6수씩을 낚았다. 그리고 9월 16일 이재홍씨가 제방 우측 모서리에 앉아 초저녁 대물 입질에 낚싯대를 부러뜨렸고, 새벽에는 감성돔 7호 바늘이 펴지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곳은 잉어 자원이 없는 곳인데, 단골낚시인들은 가물치 짓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방에 앉았던 박상국씨는 이날 월척 2마리와 준척붕어 9마리를 낚았다.
▲수몰버드나무 가까이 붙여 세워 놓은 찌가 곧 솟을 것만 같다.
▲필자가 오전 8시경에 낚은 월척붕어를 들고 인증샷을 찍었다.
▲제방에서 바라본 도경마을과 황금빛 들판의 풍경.
▲도경구지 제방에서 상류를 바라본 야간낚시 풍경.
▲제방 우측에서 바라본 도경구지.
상류 준설 후 하류권이 포인트로
22일 오후에 도경구지에 도착하니 도로변에 한 사람이 앉아 낚시를 하고 있었다. 그의 살림망에는 새벽에 낚았다는 33, 34cm 두 마리가 들어 있었다. 김화식씨가 제방 초입 말풀과 부들이 있는 자리에 앉았고 박상국씨는 9월 16일 손맛을 봤던 제방 중앙에 자리하였다. 이재홍씨는 제방 우측 끝 모서리에 앉아 장대를 이용해 말풀수초를 넘겨 찌를 세웠다.
최고의 포인트로 꼽힌다는 도로 건너편 중하류 연안은 주차 후 200m 이상 걸어 들어가야 해서 그런지 근래 낚시한 흔적이 없었고 마름수초가 빽빽했다. 내가 작업을 하고 낚시하려다 시간이 늦어 포기하였다. 나는 제방 끝 이재홍씨 자리 옆 홈통 포인트에 자리를 잡았다. 이 자리 역시 주차 후 장비를 메고 100m 이상 걸어가야 했지만 고생한 만큼 조과가 따라 주길 기대하며 구슬땀을 흘리며 낚시 준비를 하였다. 이 자리는 우측에 부들이 있고, 정면에는 말풀이, 왼쪽에는 수몰나무가 있는 등 낚시여건이 좋았다. 나는 짧은 대부터 긴 대까지 다대편성을 하였다. 대편성 도중 5~8치급 붕어가 심심치 않게 낚였다.
저녁식사 후 케미 불빛을 밝히는데 갑자기 총알 차는 소리에 깜짝 놀라 챔질을 하였다. 감탄사가 저절로 나올 정도로 계곡지 붕어는 힘이 대단하였다. 손에 느껴지는 전율은 허리급 느낌이었으나 계측자에 올려보니 턱걸이 월척이 아닌가. 그러나 정작 밤에는 붕어가 얼굴을 쉽게 보여주지 않았다. 나뿐만 아니라 전부 낱마리 조과로 아침을 맞았다.
새벽 5시반경, 좌측 수몰나무에 붙여둔 20대에서 찌가 하늘을 찌르듯 솟아올랐다. 손맛은 나무랄 데가 없다. 이번에도 턱걸이 월척 붕어였다. 그 뒤 7~9치급으로 3마리를 더 낚았고,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무더운 날씨에 우리는 철수하기로 하였다. 일행들도 초저녁과 아침 시간에 입질을 받아 7~9치급으로 5~10여수씩 낚는 조과를 올렸다.
도경구지는 2년 전 상류권만 준설하여 상류 수심이 2~2.5m로 중하류 1.5~2m 수심보다 더 깊어졌다. 그래서 포인트가 중하류로 바뀌었고 제방에서도 붕어가 잘 낚인다. 특히 도로 건너편은 물속 연안이 계단식으로 되어 있어 붕어가 올라타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고, 올 봄과 여름철 이곳에서 제일 많은 월척붕어가 낚였다. 하지만 최상류 도로에 주차 후 200m 이상 짐을 메고 들어가야 하는 게 단점이다.
각 포인트는 발판이나 좌대가 있어야 편하게 낚시할 수 있다. 완경사가 없고 대부분 경사가 심하기 때문이다. 붕어, 가물치, 참붕어, 새우가 서식하며 미끼는 참붕어, 옥수수를 주로 사용한다. 옥수수에는 딱딱하고 큰 알을 사용해야 대물을 낚을 수 있다.
▲도경구지 특급 포인트로 손꼽히는 도로 건너편인 제방 우안 풍경.
▲제방 우측 코너에 앉은 이재홍씨가 아침을 맞고 있다.
▲취재팀의 밤낚시 조과. 잔 씨알부터 월척까지 다양한 크기의 붕어가 낚였다.
▲ 이재홍, 김화식, 박상국씨(좌측부터)가 아침 커피타임에 밤낚시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도로변에서 내려다 본 도경구지 하류권 풍경.
가는길 중앙고속도로 의성IC에서 나와 군위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5번 국도를 타고 계속 가다 군위시내에 있는 군위군청을 지나 동부사거리에서 금성면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927번 지방도를 타고 가다 광현리를 지나면 도경리에 닿는다. 도경교회를 지나면 곧 우측도로변에 소류지가 보이는데 이곳이 도경구지다. 내비에는 의성군 금성면 도경리 293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