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_의령 운곡지

여름에 빛나는 청정 밤낚시터

정국원 은성사 필드스탭, 천지어인 부산지부장, 닉네임 장미

가정의 달인 5월 첫 주, 10일 가까운 연휴가 이어져 나들이객들의 차량 행렬이 줄을 잇고 있을 때. 필자는 의령 운곡지(용덕면 운곡리)로 5월 1일 근로자의 날 아침 일찍 나섰다. 3천평 규모의 운곡지는 좌측과 우측에 큰 골자리가 형성되어 있는데, 수몰 버드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줘 한낮에는 쉴 수 있고, 또 이 시기에 씨알 굵은 붕어로 손맛까지 볼 수 있는 곳이기에 선정하였던 것이다.
저수지에 도착하니 낚시인은 보이지 않았다. 점심때가 되니 더위가 심해 그늘에서 휴식을 취했다. 날씨가 무덥다보니 붕어들도 수면 위로 떠올라 일렬로 떼를 지어 움직였다. 뜨거웠던 열기가 가라앉을 오후에 좌안 하류 수몰나무 옆에 자리를 잡은 뒤 대편성을 하였다. 대를 깔던 중 수몰나무 밑에 찌를 세운 낚싯대에서 바로 입질을 받았다. 비록 7치급 붕어였지만 계곡지여서 그런지 준척 못지않게 힘을 썼다. 운곡지 수심은 상류가 2~2.5m, 하류는 3~4m로 깊다.
밤낚시에 대한 기대로 빨리 대편성을 마무리하고 나니 회원들이 속속 도착하였다. 이날은 세 사람의 천지어인 부산지부 회원 외에 행복한 부산경남민물낚시회 회원 한 분을 초대하여 함께 밤낚시를 하기로 하였다. 그 분을 최상류 우측 골자리에 안내해주었고, 나머지 천지어인 부산지부 회원들은 제방 우측 중류와 하류에 자리를 잡았다.

▲최상류 수몰나무 포인트에서 준척붕어를 낚은 김기태씨(대나무작대기).

▲금방이라도 붕어가 솟구칠 것만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최상류 수몰나무 포인트.

▲상류에 앉은 회원들의 하룻밤 조과. 7~9치가 주종이었다.

▲필자가 앉은 좌안 하류에서 상류를 바라본 모습.

한낮에도 나무그늘이 있어 시원
운곡지에는 붕어, 가물치, 잉어가 서식하며 새우, 참붕어, 징거미가 산다. 이곳은 수심이 깊어서 만수 때보다 갈수 때 더 좋은 조황을 보인다. 잔챙이도 많지만 새우를 미끼로 밤낚시를 하면 허리급부터 사짜급 붕어까지 기대할 수 있는 곳이다.
붕어를 보니 배가 빵빵해 아직 산란이 덜 끝난 상태였다. 낮에도 산란행위로 인하여 매우 소란스러웠으며 밤에도 계속해서 소란은 그치지 않고 이어졌다. 자리를 잡은 회원들은 해 질 무렵까지 7~8치급 붕어로 마릿수 손맛을 보았다. 케미를 꽂고 밤낚시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필자와 마주앉은 회원이 8치급을 끌어냈다. 필자 자리는 수심이 4m권으로 깊어 좌측 수몰나무 밑으로 갓낚시 편성을 했는데 역시 수몰나무 밑에 세워 둔 곳에서 8치급과 9치급 붕어를 각각 한 마리씩 끌어낼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야식타임을 가졌다. 회원들은 “몸을 뒤집는 녀석들은 전부 월척 붕어로 보이는데, 낚이는 녀석들은 모두 일곱치 여덟치급만 낚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우리는 새벽에 큰 붕어를 기대하며 잠시 눈을 붙였다. 그러나 날이 밝아도 낚이는 씨알은 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회원들은 “하필이면 붕어들이 한창 산란할 때 출조할 게 뭐람, 그런데 붕어 손맛이 이렇게 좋은 곳은 처음 봤다”며 만족해했다.
우리는 뜨거운 햇볕 아래서 오전 11시까지 실컷 찌맛을 감상하고 그늘 밑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은 뒤 갈수기에 다시 한 번 도전하기로 하고 운곡지를 빠져나왔다. 이날따라 꽃가루가 너무 많이 날려 온 몸이 누런 꽃가루로 범벅이 되었다. 곧 산란이 끝나고 배수가 시작될 것이다. 모심기가 끝날 쯤 수위가 안정된다면 대물급 붕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최상류 도로변에서 바라본 운곡지 풍경. 수질이 좋은 청정낚시터이다.

▲ 최상류 좌측골에서 붕어를 낚은 박경모씨(행복한부산경남낚시회).

가는길 남해고속도로 군북IC에서 내려 79번 국도를 타고 의령 방면으로 진행, 의령시내 입구 백야오거리에서 우회전하여 20번 국도로 갈아탄 뒤 4km 정도 가면 용덕면소재지에 이르고 운곡마을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한다. 용덕초등학교를 지난 뒤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도로 좌측에 운곡저수지가 보인다. 내비주소는 의령군 용덕면 운곡리 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