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_함안 토현지

현지인도 모르는 비장의 월척 소류지

정국원 천지어인 부산지부장

봄이 오긴 오는가보다. 2월 4일 오늘은 입춘이다. 일주일 전만 해도 얼음이 얼 정도로 날씨가 추웠는데 오늘은 아침에도 영상이다. 토요일 업무를 마치고 어디로 출조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천지어인의 회원이 낭보를 전해왔다.
“함안 토현지란 곳에서 쏠쏠하게 올라온다는데 같이 안 가실래요?”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경남 함안군 법수면 사정리에 위치한 토현지는 1천평 남짓한 평지형 저수지로 남강변에 위치해 있었다. 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잘 보이지 않아 현지에 사는 낚시인들조차 잘 모르는 곳이라고 했다. 오랜만에 아담하고 조용한 소류지에서 밤낚시를 할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 먼저 도착한 회원들이 자리를 잡고 낚싯대를 펴고 있었는데, 이미 얼음은 다 녹은 상태였고, 물색도 좋았다. 한 회원은 지난 주말에 답사를 왔을 때만 해도 얼음 때문에 낚시를 못했다고 했다. 저수지를 한 바퀴 둘러본 뒤 제방 우측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을 잘 아는 현지 낚시인은 토현지를 수차못이라고 불렀다. 10여 년 전까지 마을에서 메기양식장을 하여 낚시를 못하게 했다고 한다. 자원이 많아 낮에도 지렁이, 새우에 월척급이 잘 올라오며 중치급부터 준척급 붕어는 마릿수로 낚일 정도라고 했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가을철 벼가 누렇게 익어갈 즈음에는 메뚜기를 미끼로 써도 준척급 붕어가 잘 올라온다고.
수심은 1.5~2m 정도로 어종은 붕어, 메기, 가물치가 서식하고 잡어로 참붕어. 새우. 미꾸라지가 살고 있다고 한다. 4월이 되면 마름이 올라오기 시작하여 여름에는 전 수면을 뒤덮었다가 10월 중순이 되면 삭기 시작하는데 그래서 11월 초부터 3월 말까지가 낚시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고.

▲제방 초입에서 바라본 토현지.

▲최보경씨가 이른 아침에 준척급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제방 입구에 있는 쉼터.

▲좌안 하류 가로등 밑에 텐트를 친 최보경씨의 낚시자리.

▲최보경씨가 새벽 3시경 옥수수 미끼로 올린 월척붕어.

▲천지어인 부산지부 회원들이 낚은 밤낚시 조과.

한겨울에도 준척급 손맛
밤에 비소식이 있어 부랴부랴 대편성을 끝내고 회원들과 함께 ‘아점’을 먹고 잠시 차 안에서 휴식을 취한 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갈 때쯤 일어나 낚시 준비를 하였다. 지렁이를 꿰어 넣자마자 7치급 붕어가 나와 주었다. 그때 김성수 형님(닉네임 정암)이 향어회를 떠 가지고 오셨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향어회는 맛이 정말 좋았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밤 11시가 넘어버렸다. 그동안 다른 회원들은 8~9치급 붕어들로 손맛을 보고 있었고, 나는 자정이 다 되어서야 낚시자리로 돌아갔다. 곧바로 입질은 들어왔지만 내 자리에서는 잔챙이만 덤볐다. 마음을 잡고 본격적으로 낚시에 전념하려고 하는 순간 생각지도 않았던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고, 바람까지 불어 낚시를 방해하였다. 입춘이라 하지만 비바람에 체온은 급격히 떨어지고 몸살 기운이 들어 차량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새벽 5시에 기상해보니 다행히 비는 그쳐 회원들과 함께 아침낚시를 시작하였다. 아침에도 여기저기에서 붕어가 올라왔다. 기대했던 월척급은 낚이지 않았지만 준척급 전후로 손맛을 볼 수 있었다. 아직 시기가 일러 옥수수와 새우엔 입질이 약하고 지렁이에 강세를 보였다. 회원들이 손맛을 볼 때마다 내 입가에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아직 겨울인 악조건 속에서도 준척급 마릿수 손맛을 볼 수 있기에 이 또한 즐거운 낚시가 아니겠는가!
해가 중천에 떠오르고 밤새 비에 젖었던 낚시장비들을 말린 다음 회원들과 함께 철수하였다 이곳 토현지는 곧 산란이 임박하기에 시기만 잘 맞춘다면 큰 손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가는길 남해고속도로 장지IC에서 나와 강주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3.5km 가다 사거리반점이 있는 강주리 사거리에서 좌회전한다. 다리를 건너기 직전 우회전한 뒤 함안황사농공단지를 지나면 도로 좌측에 토현지가 위치해 있다. 내비주소 함안군 법수면 사정리 8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