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EDITION

BEARING
구조와 교체·튜닝 방법

릴은 장기간 타다 보면 고장이 나는 자동차와 같아서 기본 정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릴의 고장 원인
과 수리비의 정체를 알려줄 ‘정비교과서’ 같은 것은 없다. 웬만한 점검과 정비는 조구업체나 정비대
행업체에 맡기면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앵글러라면 자신의 장비가 어떤 이유로 고장이
났으며 수리가 들어갈 경우 추후 자기 손에 들린 청구서의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가 릴 수리를 맡기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아마 릴링감일 것이다. 핸들링이 자연스럽지 않고 어
딘가 덜컥거리는 느낌이 든다면 매우 불만족스럽다. 이러한 원인은 대개 베어링에서 비롯된다. 베어
링이란 회전 및 직선 운동을 하는 축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동그런 형태의 부품을 말한다. 릴을 살
펴보면 회전운동을 하는 곳 즉, 릴 핸들, 스풀, 롤러 등에 장착해있으며 크기도 여러 가지다.
베어링은 낚시 중 유입된 이물질에 의해 기능 저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비 오는 날에는 빗물이
유입되고 녹조가 심한 날에는 라인을 타고 녹조 이물질이 릴에 유입이 되기도 하며 더운 날에는 손
에 나는 땀만으로도 염분이 묻어 녹이나 석화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베어링이란 무엇인가?

릴 스펙을 보면 10볼이라든지 12볼이라고 표기한 것을 많이 보았을 것이이다. 이는 릴에 장착되어 있는 베어링의 개수로서 베어링의 한 종류인 볼베어링(ball bearign)이 10개 또는 12개 사용됐다는 뜻이다.
베어링은 구조에 따라 미끄럼 베어링(sliding bearing)과 구름 베어링(rolling bearing)으로 나눌 수 있는데 릴에 사용하는 볼베어링은 구름베어링에 속한다. 외륜과 내륜 사이에 볼을 넣어서 구름 접촉을 시켜 마찰을 줄이는 구조다. 릴에는 핸들 축에 삽입되어 있는 원에어 베어링(클러치 베어링)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볼베어링이 사용된다. 원에어 베어링은 한쪽으로만 회전을 하지만 볼베어링은 시계 방향, 시계 반대 방향으로 모두 회전한다.
볼베어링의 재질은 스테인리스가 주로 쓰인다. 하지만 철 재질의 베어링을 쓴다고 해도 쉽게 녹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1년 정도 사용 후 교체한다면 가격이 두 배나 되는 스테인리스 소재보다는 일반 철 소재를 사용해도 상관없다.
베어링의 마찰을 줄이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베어링 내 삽입되어 있는 볼이다. 볼은 회전축과 축의 지지대 사이의 마찰을 줄여준다. 어떠한 환경에 쓰느냐에 따라 옵션처럼 여러 제품이 주문생산되고 있는데 볼 부품만 일반인이 따로 구입하긴 어렵다. 소재에 따라 철로 만든 스틸볼, 스테인리스로 만든 스텐볼, 세라믹 등 특수 소재로 만든 볼이 사용되곤 한다. 이 중 단연 고가이며 좋은 것은 세라믹볼을 사용한 베어링이라고 할 수 있다. 세라믹볼은 그리스를 사용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무급유 타입으로서 마찰계수가 낮다.
세라믹 베어링은 지르코니아나 나이트라이드(Si3N4) 재질이 많이 사용되는 편인데 일반 베어링 판매점에서는 살 수 없고 릴 메이커에서 구할 수 있다. 수명이 짧고 비싼 것이 단점이긴 하지만 최고의 성능을 생각하는 앵글러라면 꼭 한 번 사용해볼 옵션이 아닌가 싶다.

교체 방법과 튜닝

베어링은 WD 같은 방청제를 사용해 오염된 곳을 세척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 기능이 회복된다. 하지만 세척을 했어도 회전감이 부드럽지 않다면 교체해줘야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조구업체 A/S부서나 정비대행업체에 맡기는 것이지만 직접 구입해 교체해도 상관없다. 좋은 부품으로 교체할 경우 기능이 향상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베어링 교체 방법은 간단하다. 교체할 베어링의 크기를 알아서 같은 크기의 제품을 사서 그 자리에 장착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베어링을 크기별로 표기해놓은 ‘형번(형태별 번호)’을 알아야 한다. 베어링의 내륜(inner race). 외륜(outer race), 두께(Thickness)만 측정하여 이러한 수치에 맞는 형번을 찾으면 된다. 형번표는 ‘Bearing Catalog’라는 어플을 다운 받으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요즘엔 기능 향상을 위해 베어링을 많이 교체하는 편이다. 릴을 분해해보면 베어링 대신에 부시(Bush)를 장착해놓았는데 베어링으로 교체하면 훨씬 부드러운 회전감을 얻을 수 있다. 부시는 저속 구간에 사용되는 베어링의 대체품이다.
가장 많이 하는 베어링 튜닝은 베이트릴의 비거리 향상 튜닝이다. 캐스팅 거리를 늘리기 위해 양축의 베어링을 교체하는 것이다. 베어링을 교체한다고 해서 2배, 3배 캐스팅 거리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체만으로도 4~5m 정도의 비거리를 늘릴 수 있다.
10볼이라고 표기된 릴이라도 베이트릴의 경우 릴 양쪽엔 같은 종류의 베어링이 중복되어 사용되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3~4종류가 쓰이고 있다. 비거리를 좌우하는 스풀 양쪽에 들어가는 2개의 베어링만 교체하더라도 비거리가 향상된다. 스풀 쪽 베어링과 메커니컬 브레이크(원심브레이크) 쪽의 베어링을 교체한다.

         Writer's Profile

         김상호

대구에 거주하며 피나클피싱 프로스탭이자 KSA 프로이다. 베어링 전문업체인 호성베어링에 근무하고 있다.
2010년에 KSA 챌린저프로토너먼트에서 선수로 뛰기시작했으며 2011년과 2014년, 2015년에 앵글러 오브 더 이어에 올랐고 다수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