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_안태호의 루어여행 7

구조라항에서 호래기 ‘어부바’

안태호 부산 피싱필드 대표, JS컴퍼니 바다루어 스탭

매년 겨울이 되면 밤마다 호래기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올해는 호래기 조황이 좋지 않은 편이고 시즌도 한 달이나 늦었다. 지난 1월 7일 그나마 호래기가 안정적으로 낚이고 있다는 거제도로 아내와 함께 출조를 나섰다. 낚시터로 선정한 곳은 거제도 구조라항 내항. 주차와 포인트 확보 때문에 오후 5시쯤 일찍 도착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대호황이라고는 볼 수 없는 조황이어서 그런지 낚시인들은 많지 않았다. 

채비는 최대한 단순하게 
호래기 루어낚시 채비는 심플한 게 좋다. 원줄에 쇼크리더를 연결한 후 슷테만 하나 달아주는 게 가장 무난하다. 활성이 좋을 때는 목줄을 가짓줄로 연결해 스테를 두 개 달아 공략하면 마릿수 조과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1.5호 호래기 슷테로 올린 호래기를 보여주는 필자.

▲구조라항 내항에 집어등을 밝힌 채 호래기를 노리고 있다.

▲필자가 호래기를 낚아낼 때 사용한 장비. 제이에스컴퍼니의 아징용 로드 빅소드 AJ3 622를 사용했다.

▲호래기로 만든 회.

과감히 바닥층 공략해 마릿수 확보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집어등을 밝혀 호래기를 유인했다. 해질녘까지만 해도 없던 입질이 해가 완전히 떨어지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이날 히트를 친 것은 필자가 일본에서 직접 수입해온 1.5호짜리 호래기 슷테였다. 이 제품은 일본의 유명 메이커 제품에 비하면 가격이 1/5 수준인데 호래기가 너무 잘 올라타 필자가 ‘어부바 슷테’로 이름 붙인 제품이다. 
씨알도 나쁘지 않았다. 시즌 중반에 낚이는 검지 크기의 호래기가 주로 올라와 씨알에서도 만족스러웠는데 입질이 시원해서 아내도 어렵지 않게 입질을 감지할 수 있었다. 다만 아직은 초반이라 그런지 호래기들이 주로 바닥층에서 입질하는 빈도가 높았다. 그 바람에 채비 손실도 생겼는데 이처럼 호래기가 바닥층에서 입질하는 초반에는 저렴한 에기슷테를 사용해 과감히 바닥층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날 필자와 아내는 5시 30분부터 10시까지 4시간 반 동안 낚시해 30마리가 넘는 호래기를 낚을 수 있었고 집에 돌아가서 호래기회를 빨리 먹고 싶다는 생각에 예정보다 일찍 철수했다. 

폴리에스테르 라인이 합사보다 감도 좋아
취재일 필자와 아내는 주변 낚시인들보다 훨씬 많은 조과를 올려 부러움을 샀는데, 내 생각으로는 원줄이 조과 차이를 발생시켰다고 생각한다. 이날 필자는 써티포(34조구)에서 아징용으로 나오는 핑키라는 폴리에스테르 라인을 사용했는데 이 줄은 카본사보다 비중이 무거운 게 특징어서 초릿대와 에기슷테 사이가 늘 팽팽하게 긴장되는데 그래서 호래기가 에기슷테를 살짝 붙들기만 해도 무게감이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로드는 아징 로드도 적합하지만 팁이 부드러운 볼락 로드가 예민한 입질 파악에는 한결 유리한데 4~5g의 가벼운 호래기 에기를 무리 없이 던질 수 있는 정도면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문의 부산 피싱필드 070-8865-9717

 마릿수 노린다면 고광량 집어등이 유리

필자는 올해 집어등을 60암페어 120와트짜리로 업그레이드 했는데 집어등 덕분이라고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유독 필자의 집어등 영향권에서만 호래기가 잘 낚이고 있다는 점을 느끼고 있다. 보통 시중에서 판매 중인 집어등이 30~50와트다. 확실히 불빛이 강할수록 호래기를 집어하는 효과도 큰 것이 아닌가 싶다.

최고의 맛, 호래기회

무늬의 부드러움, 갑의 쫄깃함을 합친 맛

필자는 호래기회를 두족류 최고의 횟감이라고 생각한다. 무늬오징어는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갑오징어는 쫄깃하고 단단한(딱딱함을 느낄 정도의) 식감을 낸다면 호래기는 두 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다. 호래기를 장만할 때는 다리는 분리해 따로 요리해먹고 몸통만 회로 먹는다. 몸통은 껍질을 벗겨야 맛이 깔끔하며 세로로 썰어야 먹기 좋다.